강릉을 만나기 전에 대관령을 먼저 만나야 한다. 민족의 명산 대관령을 지나 강릉톨게이트를 벗어나면 고가다리를 밑으로 시내로 접어들게 된다. 그 고가다리를 지나자 좌측 산을 끼고 앉은 둥지식당을 찾았다. 옛부터 선비들이 강릉고을로 올 때마다 지나치는 저잣거리, 그 고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자리잡은 주막 같은 자태를 재현한 듯 싶은 집이 바로 둥지식당이다. 지난 태풍루사로 집 전체가 침수되었다. 그러나 신영하(52세)사장과 아내의 끈기로 다시 일어섰다. 이 곳은 가장 부담 없이 들리는 집으로 정평이 나있다. 문화를 숭상하는 강릉사람이나 강릉에 잠시 출장이나 여행으로 방문한 외지 사람들에게까지 둥지식당은 잘 알려져 있다.
태풍과 싸우며 일어선 사나이 용틀임의 꿈을 꾸다.
신사장의 고향이 밀양이며 해병대(병 239기)를 제대했다. 삶이 고달프고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넘어지면 다시 몇 번이고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식당 주차장을 확장하기 위하여 구상을 한, 신 사장은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잘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나무는 아마 백년이나 된 듯 했다. 비록 오가는 길손을 맞이하느라 갖은 풍파에 찌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생긴 것은 중후한 어른같이 느껴졌다. 그 날밤 꿈을 꿨는데 그 나무 아래 용(龍)이 용틀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침이 되면서 그 나무를 자르지 않기로 했다. 산은 나무와 풍경를 이룬다. 산이 있고 나무가 있고 주막(둥지식당)이 있다는 것은 천혜의 명당이지 않는가. 지난 8월 31일 태풍 루사가 강원도 영동지구를 강타할 때 산을 끼고 있던 강릉의 주막 지천명의 나이에 승부를 건 음식점인 둥지식당이 산에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무너지고 말았다.
옛 국밥재현 명태찜과 아구찜은 혀 끝에 감칠맛 특유의 누룽지막걸리, 손님들 일품이라며 찬사
그러한 불행을 딛고 2002년 10월 25일에 재 개업을 했다. 불행은 행운을 생산하는 여로인가. 불행을 이겨낸 지금, 고객들의 격려와 찬사가 밀려오고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둥지식당을 찾는 손님은 자신이 바로 본가를 찾은 듯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음식은 옛날식이다. 개나리 봇짐을 지고 한양으로 과거보러 떠나던 묵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던 시절의 국밥을 재연했다. 명태찜와 아구찜도 일품이다. 누룽지로 만든 막걸리는 둥지식당에서 개발한 신선주다. 아무리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고 구수하다.
손님의 행운을 주는 수호신(?) 손님들 인산인해(人山人海)
집 앞에 수호신이 있다. 돌장승..... 그리고 부엌으로 나있는 작은 응접실 천장의 대들보가 거북이 잔등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결국 나무를 베려다가 꿈속에서 만난 용틀임 그리고 대문을 연하는 돌장승, 거북잔등 같은 응접실 대들보 식당치고는 전통적인 한국문화를 계승하려는 열의가 있다는 것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비록 태풍으로 인하여 집은 무너졌지만 그 거북이 등 같은 대들보는 원상태로 유지한 것이다. 신 사장은 어린애 같다. 한 잔 술로 아내의 이름을 부르고 아내가 술 취한 자신을 다독이도록 바란다. 사랑의 표현은 그렇게 둘 만의 약속인 듯 밤이 익어간다. 투박한 경상도 억양은 손님들로부터 믿음과 호평을 받는 촉매역할을 감당한다. 돈이 모자라면 모자라는, 없으면 없이 그냥 보낸다. 공짜란 없는 세상에 인심한번 좋은 곳이다.
그의 아내 박희성(47세)여사는 남다르다. 주방 일이며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며 남편의 뒷바라지에 정열적이다.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 모습이 순수하다. 그녀는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밤이 깊을 때까지 영업시간에 헝클어진 거실이며 주방을 말끔히 정돈하고서야 잠이 든다. 그녀의 젖은 손을 수건으로 훔칠 때는 이미 남편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욕심을 버리자" "공짜로 핸드폰이 생기면 하나님과 통화를 하고싶다"
신 사장의 경영철학은 별다른 것이 없으며'욕심을 버려야한다'는 것이다. 『둥지식당』은 강릉의 관문이며 주막거리인데 객들이 지나치다가 시장끼를 들어줄 수 있는 곳 이여야 하고 항상 방문해 주시니 감사하단 생각을 하자는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며 일종하나의 보시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마음이란다. 아직도 휴대폰이 없는 신 사장은 "공짜로 핸드폰이 생기면 하나님과 통화하고 싶다"고 장난 아닌 진실이 배어난다. 그는 한국전력공사에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식당업을 시작했으며 가업으로 성장하기를 빌고 있다.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음식을 만들겠다고 한다. 손님들이 가족같이 느껴지고 오늘보고 내일 또 뵈오니 즐거웁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는 신 사장은 가식으로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억척스런 사나이 신 사장은 24시간이 모자란다면서 하루가 30시간 이였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루가 너무 짧은 것이 원망스럽단다. 절약하는 것을 배워왔고, 그 절약을 실천하는 것을 몸소 체험해 왔기에 몸에 베어있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헤프다며 근검절약을 생활화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필요 없을 때는 절약하자 -전화도 용건만 간단히- 사람이 편리하게 지내는 만큼 모든 게 돈이다. 정신건강이 양호해야한다는 것이다. 해병대 병239기로서 지난 눈이 내리는 일요일에 자기가 경영하는 둥지가든에서 동기회를 연 것을 자랑스럽다고 한다. 전국에서 몰려온 그들은 바로 피를 나눈 형제이기에 영원히 함께 살아 갈 것이란다.
열심히 사는 재미
"시간이 돈이다" 돈이 모이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란다. 절대로 복권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신 사장은 불로소득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소신이다. 신 사장은 손길이 부족한 아동들에게 불우한 아이들에게 베풀고 싶다고 한다. 신사장의 가족은 아내 그리고 딸 신진아(22세)는 한림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연수차 중국에 다녀왔으며 아들 신민규(20세)는 영동전문대학에 재학 중 휴학을 하고는 군 복무 중이란다. 신 사장은 불굴의 사나이다. 그가 해병대를 다녀왔고 집안의 액운으로 다소의 고통을 겪었지만 성실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모든 손님에게 행운을 주는 둥지식당이 될 것으로 기대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강원뉴스라인 깊은밤촛불
- 2003년도 여름의 글입니다. 나긋나긋한 이야기에 군 이야기가 있는데 해당 출처 본문 그대로 퍼온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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