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홈페이지 당원집중토론방에 올라와 있는 글입니다. 장석준 명의로 되어있구요.
전 괜찮은 생각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섀도우캐비넷과 함께 생각할 수도 있겠고, 원주에서 고민하고 있는 진보포럼과도 연관지어 고민할 수도 있겠습니다. 일전에 민우s(두분이니까^^)가 던져주셨던 내각제에 대한 생각과도 약간은 접점이 있어보이고, 참여예산제 등등 지역 차원에서의 참여민주주의의 발전된 모습으로 고민해 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일테면 예산감시같은 수동적인 방식이 아닌 애초에 능동적인 장으로 자리잡고 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당 홈페이지와 분화될 진보언론과 온라인 대안시민의회의 적절한 역할분담도 꿈꿔보구요.
잠깐 봤지만 일단 구미는 좀 땡깁니다. 함께들 검토해봤음 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우리가 초동제안을 하되 장을 만드는 역할은 우리가 아닌 게 더 효율적이겠다, 장이 서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 이름을 붙이자면 촛불의회로 하면 좋겠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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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후’ 실천 방안으로서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1. 배경  

○ 촛불의 교훈: 21세기 참여 민주주의의 가능성

- 촛불 운동의 교훈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21세기 참여 민주주의의 가능성. 온라인 토론과 오프라인 공동행동의 연계, 아고라와 같은 토론 공간과 각종 자발적 커뮤니티 사이의 환류, 인터넷과 기존 매체(신문, TV 등)의 시너지 효과 등이 과거와는 다른 참여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음.

- 촛불 정국에서 불거진 이른바 ‘대의 민주주의/직접 민주주의’ 논쟁을 “대의 민주주의냐 직접 민주주의냐” 식의 이분법으로 몰아가서는 안 됨. 대의제와 시민 참여 사이의 새로운 결합 방식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 특히 21세기 진보를 표방하는 진보신당에게 이것은 사활적인 과제.

○ 18대 국회의 한계: ‘촛불 이후’ 시대의 ‘촛불 이전’ 국회

- 18대 국회는 촛불의 민심이 아니라 그 전의 대선 민심을 반영한 국회. 그런데 이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촛불 운동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일어나 민심의 구도가 크게 바뀌었음. 따라서 18대 국회와 현재의 민심 사이에는 심대한 괴리가 존재.

- 이러한 괴리는 계속해서 ‘거리의 정치’를 활성화시키는 요소가 될 것. 하지만 국회 바깥의 정치에 생명을 부여할 어떤 구심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치 냉소주의만 강화시킬 가능성도 큼.

○ 원외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의 생존-발전 전략

- 18대 국회에서 원외정당이 된 진보신당으로서는 원외에서 생존-발전하여 다시 원내로 진출할 전략이 필요.

- 국회라는 연단을 박탈당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연단을 만들어서 대중 접촉면을 확보해야 함.

- 아고라 모델은 이러한 진보신당의 고민에 풍부한 영감과 참고 사례를 제공.

[참고]

정태인, <촛불 단상 (1) - “국민의원”> 

“인터넷 공간에서 직접민주주의는 불가능할까? 즉흥과 마녀사냥의 위험이 다분하더라도 네티즌의 의회(net-assembly, 또는 net=parliament?)는 불가능한 것일까? 지못미 후보들은 시민의원으로 부활할 것이다.

물론 우리 당의 쟁토방에서도 정책토론은 잘 이뤄지지 않지만 중요 이슈에 대해 네티즌이 뽑은 의원들이 직접 자신의 정책대안을 내 놓도록 하는 것이 왜 불가능할까? 여기서 네티즌 소환제는 훨씬 쉬울 것이며 정책에 대한 토론은 훨씬 활발할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전문가가 활발하게 참여해야 하겠지만)

정당에 대한 불신 때문에 우리 당이 직접 나서는 것이 어렵다면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이 스스로 직접 민주주의 제도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 어떨까? 지금 열린 공간 속에서 방향을 모색하는 네티즌 사이에서 비슷한 제안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어쩌면 의회와 정부가 통합된 넷 임시정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로 법을 만든다든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의민주주의의 틀을 거치겠지만 넷-의회/정부의 존재는 그 자체로 직접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고 동시에 다음 대의민주주의의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2. 개요 - 온라인 대안시민의회(약칭 민회)를 구축하자

○ 온라인 대안시민의회의 기본 성격:

- 아고라와 비슷한 사이버 토론 공간

- 그러면서도 아고라와는 다른 다음의 특성들을 지향

․ 좀 더 정책적인 토론을 지향

․ 전문가(정치인, 지식인)와 네티즌 사이의 교류

․ 느슨하게라도 진보적 색깔을 분명히 함

․ 실천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진보신당이 개입

○ 온라인 대안시민의회의 운영 방식:

① 토론방 (=상임위)

- 국회 상임위원회와 비슷한 토론방들을 마련.

- 꼭 국회 상임위원회 구조와 일치할 필요는 없으며 의도적으로 조금 다른 구조를 취할 수도 있음. 예를 들어, 환경노동위원회와는 달리 ‘비정규직노동정치’방(가칭)이나 ‘초록정치’방(가칭)을 따로 두는 식으로.

- 각 토론방에 네티즌들이 해당 영역과 관련된 정책 제안, 비평, 논쟁 등 의견을 올림. 일정 수의 네티즌들의 발의가 있으면 토론방 내에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한 한시적 토론방을 하위 메뉴로 따로 설치할 수도 있음(가령, ‘사회공공성’방 아래에 물산업법 토론방 식으로)

② 국민의원

- 추천인 500인 혹은 1,000인 이상을 기록한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국민의원’의 자격을 부여. 그리고 그 글은 ‘베스트 정책 창고’에 따로 모아둠.

- 국민의원은 민회 사이트 안에 따로 개인 블로그를 두거나 자신의 기존 블로그를 민회 사이트와 연결할 수 있게 함.

- 초기에는 진보신당의 대중 정치인, 정책 전문가들이 의도적으로 쟁점을 던지고 의견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야 함. 그래서 ‘국민의원’ 1세대로서 토론 활성화에 기여해야 함.

- 민회 사이트의 주 이용자는 범진보 성향의 네티즌들이 될 것이나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에게도 문호를 개방. 보수 성향의 논자라 하더라도 정연한 논리로 높은 추천 수를 기록한 글을 쓴 경우에는 국민의원이 될 수 있음.

③ 민회 앞 광장

- 아고라의 자유토론방과 같은 기능. 특정 주제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나 사연을 올릴 수 있음.

- 광장에 올린 글은 추천 수에 따라 ‘확성기’ 란(=아고라 자유토론방의 베스트 게시판)에 올라가 눈에 띄게 함.

④ 실천 사업으로 연결

- 토론방에서 특정한 의견에 중의(衆意)가 모이면 그 제안을 실천 사업으로 모아가도록 유도하고 장려. 그리고 진보신당이 그 실천 사업을 책임지거나 적극 결합.

○ 18대 국회와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사이의 관계  

- 18대 국회에서 주요 쟁점이 되거나 될 만한 혹은 되어야 할 의제들을 온라인 대안시민의회가 적극 다뤄야 할 것.

- 하지만 반드시 18대 국회에서 논의하는 쟁점들만을 다룰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국회가 다루지 않는 쟁점들에 주목함으로써 차별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

○ 타 사이트와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사이의 관계

- 진보신당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그래도 그 주요 접속자는 현재의 당원에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 비당원이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메뉴로 ‘자유게시판’이 있기는 하나, 정당의 자유게시판은 보통 당을 비판, 비방하는 글들이 점령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힘듦. 따라서 진보신당 홈페이지 외에 그보다 넓은 외연의 토론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은 의미가 있음.

- 기존 사이트들을 보면 전문가들이 주로 글을 쓰는 사이트(인터넷 매체, 이슈 투데이 등)와 아고라 식의 무차별 토론 사이트가 엄격히 분리돼 있음. 전문가와 네티즌이 한데 어울려 토론하는 사이트는 아직 그 전례가 없음.

○ 기대 효과

- 아고라의 대체 혹은 보완: 아고라의 진보 성향 네티즌들을 흡수하거나 민회 사이트와 아고라 사이의 교류 관계가 만들어지게 함. 전자(아고라의 대체)보다는 후자(아고라와 분업 관계)가 더 바람직.

- 원외정당인 진보신당과 그 주요 인사들에게 연단을 제공. 또한 상대적으로 주류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에서 쟁점과 주장을 제기할 통로를 확보.

- 시민 참여의 모범, 열린 정책 개발 등의 면에서 ‘21세기 미래 진보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의 차별성을 부각.

3. 일정

○ 7월: 촛불을 대변할만한 개별 인사들이 공동으로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건설을 제안

- 촛불을 대변할만한 대중 정치인, 지식인들이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건설을 초동 제안. 예를 들면, 노회찬, 심상정, 이덕우, 진중권, 정태인, 박노자, 홍세화, 그 외 진보신당 지지 지식인들, 학자들, 문화예술인들.

- 진보신당 당원들부터 공동 발의자로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

- 일반 네티즌들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함.

- 상징적인 집단들이 발의자로 참여하는 것도 좋겠음: 이랜드 조합원들, 대운하 반대 운동 단체, 물 민영화 반대 운동 단체 등등.

○ 8월-9월: ‘온라인 대안시민의회’의 구성안을 발표하고 발의자들의 의견을 접수

- 진보신당 당원들 중 IT 관련 역량을 보유한 분들을 중심으로 실무추진단 구성. 사이트 구성안 ver 1.0 작성.

- 위 초동 발의자들의 제안 형식으로 사이트 구성안 ver 1.0을 발표.

-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네티즌들도 사이트 구성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함. (임시 사이트 운영?)

- 네티즌들의 의견을 최대 반영하여 최종 버전을 확정.

○ 되도록 정기 국회 개원에 맞춰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사이트 오픈
 

4. 고려사항

○ 역량 문제: 민회 사이트를 활성화시키자면 초기에 상당한 역량 투입이 필요. 따라서 초기에는 진보신당의 정책 역량(대중 정치인, 정책위, 연구소, 지식인 네트워크 등)을 이 사이트에 모두 집중해야 할 것. 마치 원내 정당이 국회 활동에 역량을 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무게로 민회 사이트에 역량을 투입해야 함.

○ 성공의 역설 문제: 민회 사이트가 활성화되면 오히려 진보신당과의 연관 관계가 희석되는 역설이 발생할 수도 있음. 하지만 이럴 경우에도 진보신당이 민회 사이트를 만든 의의가 감소하지는 않는다고 봄. 진보신당의 주장이 곧바로 참여 네티즌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진보신당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의가 있을 것.

○ 대안 정부(shadow cabinet)와의 관계: 촛불 운동의 이후 발전 방향 중 하나로 대안 정부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있음.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대안 정부를 구성할 ‘권위’를 지닌 조직 혹은 연합이 없음. 즉, 진보신당이 당장에 대안 정부를 선포해서는 설득력이 약할 것. 민회 사이트는 ‘진보신당 + α’ 세력이 대안 정부를 선포할 ‘권위’를 확보하는 데 통로 역할을 해줄 것. 민회 사이트가 힘을 받으면 그 내부에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모아 대안 정부 구성 시도를 해볼 수 있음.

작성일 : 2008-07-17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