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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국사회] 난감한 풍경 / 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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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국사회] 난감한 풍경 / 김규항



진중권씨의 ‘철인좌파의 딱지치기’는 아쉬운 글이다. 진씨가 ‘김규항이 틀렸다’는 비아냥거림만 반복할 게 아니라 ‘김규항이 왜 틀렸는가’를 말했다면 모두에게 좀더 유익했을 것이다. 공적 논쟁은 사적 다툼과 다른 것이니. 어쨌거나, 진씨는 현재 개혁우파 세력과 일부 진보정치 세력이 진행중인 선거연합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씨는 꽤 오랫동안 진보정당 활동을 하면서 이런 선거연합을 반대해왔는데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하긴 그는 몇달 전 나와 진보정당의 정체성에 관한 논쟁 뒤에 진보신당을 탈당하며 “다시는 좌파니 진보니 안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부러 밝히자면, 나는 이명박 정권 교체를 위한 선거연합을 찬성한다. 중국 공산당은 일제를 물리치기 위해 원수인 국민당과도 연합했는데 그깟 이명박 정권 교체를 위한 연합을 못하겠는가. 진씨는 말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다가올 연합 속에서 되도록 진보의 가치를 많이 관철시키는 것이다.” 내 말이 그 말이다. 내가 문제 삼는 건 선거연합 자체가 아니라 지금 진행중인 선거연합이 과연 진보의 가치를 관철시킬 수 있는 선거연합인가 하는 것이다.

본디 연합이란 자기 정체성을 지키는 걸 전제로 정체성이 다른 집단과 힘을 모으는 전략적 행위다. 정체성을 지키지 못하는 연합은 ‘연합을 빙자한 흡수통합’일 뿐이다. 극우세력의 집권(혹은 재집권)을 막기 위한 선거연합은 ‘비판적 지지’의 이름으로 지난 20년 동안 반복되어왔다. 처음이라면 모를까 20년을 반복한 일이라면 당연히 그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비판적 지지는 언제나 ‘가장 현실적인 진보의 방법’이라 선전되곤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20년만큼의 진보’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탄생, 그리고 진보정치 세력의 쇠락이다.

우리는 선거연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어리석은 역사를 또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현재의 선거연합은 ‘정권교체’만 강조될 뿐 정작 진보의 가치를 관철시킬 수 있는 물리적 방안이 없다. 정치는 냉혹한 것이다. 이런 선거연합은 개혁우파 세력의 집권욕에 진보정치의 자원과 가능성을 헌납하는 절차일 뿐이다. 그래도 이명박 정권보다야 낫지 않겠냐고? 물론 그렇긴 하겠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한 우리의 반감이 개혁우파 세력을 턱없이 미화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이란 당장의 통증이 지나버린 통증을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

개혁우파 세력이 집권하면 세상이 어떨까는 전주를 보면 된다. 버스 노동자들이 86일째 추위와 폭력 속에 파업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장악한 전주시와 전주시의회는 이명박보다 덜하지 않다. 법원이 합법 파업임을 인정했음에도 전주시와 전주시의회는 불법 파업으로 매도하며 자본가 편에 서 왔다. 선거연합을 통해 진보정치를 구현한다는 민주노동당이 중앙당 차원의 논평 하나 없다는 건 선거연합의 정체를 보여준다. 개혁우파 세력이 집권한다면 전주의 상황은 전국의 상황이 될 것이다. 그들이 집권했던 10년이 그랬듯 말이다.

그런 무작정한 선거연합을 ‘진보집권 플랜’이라 주장하는 게 양식 있는 행동일까? 그런 선거연합을 진보라 부르면 제대로 된 선거연합을 모색하는 진보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순진보, 원조 진보라 할까? 진보가 참기름, 족발인가? 그걸 지적했더니 도리어 ‘진보를 전세 냈느냐’ ‘딱지를 붙인다’ 성을 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태도다. 그런 태도는 심지어 진씨 자신의 활동과도 배치된다. 지난 10여년 진중권씨가 해온 활동이란 대개 ‘보수 행세하는 극우’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이 ‘진보 행세하는 개혁’을 저리 옹호하는 풍경은 참으로 난감하다.

작성일 : 2011-03-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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