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강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2003년 신내파업에서였다. 그리고 두 번째 3일 만에 접어야했던 2004년 궤도연대파업 돌입 전 현장간부교육에서였다. 교육 후 우연찮게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게되었는데, 아직 잊을 수 없는 것은 그 분의 교육내용보다 여전히 부드러운 듯 강한 눈빛이였다. 뒷풀이 자리에서 선생님과 못다한 이야기나 나눌까 했던 나의 바램을 뒤로하고 또 다른 사업장으로 바삐 움직이시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365일 날보다 많은 노동현장을 돌아다니시며 노동자들과 동고동락하시는 분, 강인한 실천 못지않게 눈물 많은 남자. 

그런 하종강 선생님의 책을 접한 것은 2006년에 나온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다. 세상사람들이 노동운동에 대해 좀 더 관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썼던 책이다. 또한 자본의 악랄함에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이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를 우리들 주변의 이야기로 풀어주었다. 그리고 노동운동 뿐만 아니라 모든 정의로운 일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희망으로 남아있어야한다고 말해주신다.
 
그리고 어제 오늘에 걸쳐 하종강 선생님의 중년일기 '철들지 않는다는 것'을 읽어보았다. 선생님의 뒷풀이 자리를 마다하고 다른 사업장으로 홀로 밤길을 운전할 때의 외로움부터, 너무 열악한 사업장을 방문하고나서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서글픔과 희망, 밖으로 나돌 수 밖에 없는 선생님의 일상 때문에 생길 수 밖에 없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까지 잔잔하게 담겨져 있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는 분이 항상 사람들 속에서 미안함으로 속으로 밖으로 눈물을 흘린다. 저 또한 글을 읽는 내내 참았던 감정이 4장에 있는 사연 '서로 빚진 사이'와'지연아~'라는 대목에서는 울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종강 선생님은 글을 쓰시면서 우셨고, 저는 글을 읽으면서 글썽거립니다.

사람 속에서 항상 일상의 고민과 실천을 천착하셨던 하종강 선생님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더불어 우리의 진보신당이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 지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 오후입니다.

항상 사람 속에서 건사, 건투, 건승하시길......

- 진보신당 중앙당 창당일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사무실에서  박용주-

작성일 : 2008-03-16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