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1) 떠난 사람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 걸까?

  지난 2월 3일 심상정비대위의 혁신안이 부결된 이후 민주노동당에는 연이은 집단탈당사태의 회오리가 몰아쳤고 이제 한 달 정도 흘렀다. 그 사이 탈당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신당 건설의 움직임이 일었고, 이제 그 윤곽을 드러내는 단계에 와 있다. 이쯤에서 유익한 것은 얼버무리는 화해보다 깔끔한 이혼이 서로에게 최선이었다는 자기위안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위안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있으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했음에도 진보신당으로 다시 합류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얘기를 꺼내면 딱 잘라서 ‘더 이상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으니 연락하지 말라’며 냉정히 돌아서는 분들은 이번 사태가 낳은 가장 부정적인 결과 중에 하나이다.

  그 다음이 일단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분들이다. 진보신당을 새로 꾸리는 입장에서 이 분들이 가입대상 1순위임에는 분명하나, 이 분들의 실망감도 그렇게 가볍게 볼 수준이 아닌 듯 하다. 정치적 의사라는 것이 자아정체성과도 같으니 이것이 무슨 형광등을 갈아 끼우듯 금방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얼핏 진보정당 자체에 대한 회의가 묻어나는  이러한 입장은 당원을 좀 더 끌어들이려는 목적에서도 그렇지만 앞이 캄캄한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머리를 함께 맞댈 수 있는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내 문제의식은 그래도 진보라는 이념영역을 지향한 정당에 있던 분들이 그 한계로 인해 탈당한 후, 과오를 버리고 공을 이어서 새롭게 진보를 재구성하겠다는 진보신당에 왜 다시 들어오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첫 물음이다.

작성일 : 2008-03-05 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