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당 제2창당을 위한 워크샵이 지난 12일 강릉근로자복지회관에서 진행되었다.

□ "단순히 특정 세력과 몸 불리기가 되어서는 안 돼"

▲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제2창당이 "외부의 대상과 준비정도가 있으므로 우리 로드맵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길게 보고 갈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먼저 정종권 집행위원장이 제2창당과 관련한 중앙당 상황과 고민에 대해 발제하였다.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제2창당이 특정 정치세력과의 합종연횡을 통한 세력 몸 불리기가 되어서는 안되며, 민주노동당으로 대변되는 진보정당 1기를 정리하고 2기를 준비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당원이 대상화되거나 소외되지 않아야 하며 아래로부터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제2창당은 외부의 대상과 준비정도가 있는 것이므로 우리의 스케쥴과 로드맵대로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자칫 외부세력 통합에 지나치게 메달리다가는 아무런 성과도 없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 촛불정국 이후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등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 고민중

이어 자유토론에서는 “민주노동당 지도부 선거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진보대연합을 주장하는 후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과, “촛불 이후 진보신당에서 적절한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 진보신당 강원도당 제2창당 워크샵 (7.12, 강릉근로자복지회관)

정종권 집행위원장은 “현재까지 제2창당 논의과정에 민주노동당을 포함시키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촛불 이후 대안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진보신당과 같은 원외정당은 촛불정치가 원내정치로 옮겨가는 순간 대단히 무기력해진다”며 촛불 정국 이후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기존의 대의정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법안도 검토하고 대안도 만들어내는 온라인 대안시민의회 등에 대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화되지는 않았다”며 중앙당의 고민을 얘기하였다.

□ “사회주의=대중노선 부재 vs 사민주의=자본주의 극복방안 부재 vs 자율주의=자율성만으로는 무기력”

▲ 장호 당원은 "당내 사회주의 경향, 사민주의 경향, 자율주의 경향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이어서 강원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장호 당원의 발제가 있었다. 장호 당원은 진보신당 내에 사회주의 경향, 사회민주주의 경향, 자율주의 경향이 존재함을 지적하고, 이들이 지난 10년간 좌파운동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먼저 사회주의 경향의 한계에 대해서는 “계급투쟁 외에 좌파의 집권을 가능하게 할 대중노선이 부재”함을 지적하였고, “스탈린주의로 불리우는 국가사회주의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사회민주주의 경향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의 태내에서 기생하고 있으며, 복지 등 어떠한 미사여구를 동원하더라도 자본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 “시장의 효율성과 긍정성을 심화시키는데 앞잡이 역할을 했으며, 그나마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권력이 획득한 성과조차도 계급투쟁의 성과에 비례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유럽사회와 같은 사회민주주의의 성과를 획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임을 피력하였다.

자율주의 경향에 대해서는 “대중투쟁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함께 고립을 자초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정당의 역할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자율성 만으로 자본의 무분별한 포섭력을 극복해 나가기에는 너무나 무기력하다”며 자율주의 경향의 한계를 지적하였다.

□ "민주노동당 분당 이전의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이 유효한 근거가 될 수 있어"

이어서 이상규 당원이 제2창당의 쟁점에 대해 발제하였다. 먼저 민주노동당으로 대변되는 진보정당 1기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 분당 이전의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안이 유효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무능력한 아마추어 당, 대안없는 운동권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며, 형식적인 지역정치 활동과 실천사업이 부족한데 대해 반성해야 하며, 민주노총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 독자적인 노동전략이 필요하며, 다양한 사회운동 세력과의 연대를 확장하는 사회연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생태, 여성, 평화, 연대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했으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적극 통합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외 제2창당의 목표와 방향, 이념과 강령, 가치, 정당노선, 당 활동방식 등 다양한 쟁점이 예상된다고 지적하였으나, 다소 병렬적으로 나열하여 무엇부터 논의해야 할지 집중점이 부족하였다.

□ "시민단체에 대한 공식적인 접근보다는 개개인에 대한 관계 설정이 필요"

▲ 강릉경실련 최복규 사무국장이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설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어 강릉경실련 최복규 사무국장은 시민사회단체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는 정관으로 정당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공식적인 접근보다는 활동가 개개인에 대한 설득과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최종문 강원영동일반노조 위원장은 노동운동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발표하였으며, “(민주노동)당이 생긴 이후 당이 노동정치를 대리한다는 생각 때문에 정작 현장에서의 노동정치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조합원이 ‘표’로만 인식되어지는 문제가 있으며, 현장이 무너지는데 설상가상으로 정치까지 겹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진보신당이 의원이 없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장점일 수도 있다”며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최하층과 소통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을 요구하였다.

□ “평당원을 동원하는 방식 탈피하고 당원 각자가 자기활동의 기반을 마련해야”
‘70년대 찌라시→80년대 거리투쟁→90년대 언론플레이→2000년대 ?’

▲ 최종문 강릉영동일반노조 위원장은 "진보정당으로 인해 오히려 현장의 노동정치가 사라지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원주횡성당원협의회의 이건수 당원은 지역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발표하였다. 원주횡성당원협의회는 당원협의회 건설 과정에서 몇차례에 걸쳐 지역정치활동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이를 반영하듯 구체적인 문제점과 대안 제시가 있었다.

이건수 당원은 먼저 “소수 활동가나 간부가 의제를 독점하고 평당원을 동원하는 방식의 지역정치활동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당원 각자가 자기활동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당은 이러한 평당원의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변화된 정세에 맞는 활동방식을 창출해야 한다”며 “70년대는 찌라시를 뿌리는 것 조차되 탄압받았으며, 찌라시로 선전하는 것이 의미있는 활동이었으며, 80년대는 거리투쟁이 주요한 활동방식이 되었고, 90년대는 열려진 언론 공간을 활용하는 매스미디어 중심으로 언론플레이나 퍼포먼스가 주요한 활동방식이 되었다. 각기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시대 상황에 맞는 새로운 투쟁방식을 개발하지 못하고 예전과 같은 활동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는 지역정치활동을 창출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지역 활동가의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지역 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행동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진보의제 포럼”을 제안하였다.

□ “진보신당 내부의 체계를 갖추고 지역정치활동을 만들어 나가야”

속초지역의 엄경선 당원은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 진보신당으로 가겠다는 부류와 민주노총 조합원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부류, 진보신당의 지향이 개량이기 때문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부류가 있었다”며 지역에서 진보신당 추진의 어려움이 많았음을 얘기하였다.

또한 “속초지역에서 진보신당 활동을 적극 추진해야 하지만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분들이 개별적으로 여건이 안 좋기도 하고, 다른 단체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와,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분들이 많은 점도 잘 추진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정치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며, 촛불집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역에서의 진보정치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흩어진 지역정치를 느슨한 틀에서라도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 속초 지역의 과제일 것이며, 외부에서 많은 분들이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일단 진보신당 내부의 체계를 갖추어 갈 필요가 있다”며, 무리한 세력확장보다는 내부 조직정비부터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빨리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진보신당의 시급한 과제”이며, “대중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며 관성적인 지역활동을 극복할 것을 요구하였다.

□ “당원들과의 소통부터 강화해야”

▲ 영월의 김용희 당원은 지역 상황에 맞는 대응과 당원과의 소통을 강조하였다.

이어 영월의 김용희 당원은 “지역에 따라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며 “진보신당 제2창당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건설이 무시되고 제2창당으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대중과 유리되지 않는 당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지역의 당원들과 소통이 안되고 유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제2창당에 앞서 기존 당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날 토론회는 제2창당과 관련한 쟁점에 대해 합의하기 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꺼내놓고 공론화 하는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작성일 : 2008-07-16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