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명시한 법률인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아예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4일 이명박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도권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법령으로 관리했던 수도권 정책을 내년부터 ‘계획적 관리체제’로 전환, 실천계획을 올 12월까지 마련하고 대체입법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또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에 규제가 완화되는 정비발전지구제도 도입을 비롯 경제자유구역 및 미군반환공여구역 등에 산업단지 물량 규제 배제, 수도권 내 상대적으로 저발전된 지역의 규제 점진적 개선 등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도지사가 갖고 있던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을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인 경우 3월 중 시장에게 넘기기로 했으며 도시기본계획 변경없이 각종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시기본계획 수립시 개발지점을 적시하지 않고 총량만을 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비수도권은 “아예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없애고 ‘계획적 관리체제’로 전면 전환해 수도권 개발을 대대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계획적 관리체제라는 것이 법령에 의한 일괄적인 규제를 없애고 개별 계획에 의한 관리를 한다는 뜻인 만큼 사실상 각종 개발계획을 전면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단기대책으로 제시된 정비발전지구 도입에 대해서는 팔당지역 주변 등을 포함한 경기동북부에 대한 사실상의 규제 철폐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비발전지구’는 기존 규제 지역에 특수구역을 지정해 각종 규제를 완화·면제 시켜주는 것으로, 기업이나 대학·관광단지 등 대규모 시설 입주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것이어서 그동안 비수도권이 강력 반대해 왔다.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에 대해 비수도권과 관련단체들의 반발 움직임도 구체화 되고 있다. 지방분권국민운동과 비수도권 지역혁신협의회, 지역상공회의소,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 지역균형발전협의체, 비수도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30여개 단체는 25일 오후 2시 대구에서 제1차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국연석회의(이하 전국연석회의)’를 갖고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전국연석회의 대표단은 이날 채택된 합의문을 26일부터 31일까지 청와대와 주요 정당에 직접 전달하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총선출마자들을 대상으로 수도권규제 완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내달 1일 발표할 계획이다. 또 31일부터 내달 8일까지 각 지역별로 수도권규제 완화 반대 캠페인을 전개, 이번 4·9총선에서 수도권규제 완화 움직임을 이슈화 하기로 했다. 이 호 leeho@kado.net

작성일 : 2008-03-25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