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엽·최욱철 대결 주목…타 후보 추격전
선거 기간 촉박 능력·정책대결 실종 우려

18대 총선 강릉선거구는 선거일이 보름 앞으로 바짝 다가선 시점에서야 최종 후보가 윤곽을 드러냈다.

자천타천으로 최고 13명까지 거론되던 후보군이 한나라당 낙천자들의 총선불출마로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7∼8명에 이르러 역대 최다 의 ‘후보 난립’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25∼26일 후보등록을 앞두고 한나라당 심재엽(62), 통합민주당 홍준일(39),민주노동당 염우철(51) ,창조한국당 홍재경(55), 진보신당 김봉래(43), 평화통일가정당 박삼하(56) 후보 등 모두 6명의 정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다 김석중(51), 최욱철(55)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중 인지도나 경력면에서 한나라당 심재엽,무소속 최욱철 후보의 대결 양상이 두드러진다.

한나라당 심 후보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민국당으로 출마해 10.3%를 득표하며 3위의 성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4년뒤 열린우리당 바람이 거셌던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47.2%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18대 총선에 나서며 ‘재선의원이 되어 강릉의 일꾼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까지 피말리는 공천 경쟁을 펼친 끝에 한나라당 공천을 따낸 심 후보는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 후보가 재선 고지를 오르기 위해서는 지난 4년간의 의정 성과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평가, 지역 유권자와 유리된 의정활동을 해왔다는 비판이 뛰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강원매니페스토추진본부의 공약이행 점검에서 심 후보는 17대총선 공약 19건을 분석한 결과 이행 2건, 추진 중 3건인 반면 14건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힘있는 여당의 재선의원이 되어 못다한 공약을 이루겠다’는 약속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지, 어떻게 표심으로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일찌감치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 발빠르게 선거전에 뛰어든 무소속 최욱철 후보는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이뤄놓은 성과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나름의 선거조직과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강한 추진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당장 일할 수 있는 3선 의원’이 되어 무너져 내린 강릉의 경제와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는 주장이다. 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의뢰를 하면서 최 후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위반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선거 막바지인 21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무소속 출마의지를 내보였던 심기섭(64) 전 강릉시장은 하루 만인 22일 ‘차후 어떠한 선출직에도 출마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불출마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강릉 선거구 판세에 적지않은 파란을 예고했던 심 전 시장의 불출마는 공천 불복에 따른 부정적 여론, 당선 가능성, 심재엽 후보와 종친이면서 강릉상고(현 강릉제일고) 동기동창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분석된다. 어쨌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5명의 경쟁자가 모두 출마하지 않게 되면서 심재엽 후보의 발걸음이 가볍게 됐다.

최연소 후보인 통합민주당의 홍준일 후보는 ‘정책선거’ ‘강릉의 변화’를 화두로 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각오다. ‘창조적 생각과 행복한 서민정치’란 구호를 내세우고 이메일 선거운동정보를 꾸준히 배포하며 얼굴과 정책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강릉연고의 프로축구단 창설, 고등학교 무상교육, 농어촌 자녀들의 교육지원 등의 공약으로 민심을 겨냥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인 민노당의 염우철 후보는 ‘이제 서민도 좀 먹고 삽시다’란 구호로 선거전에 나섰다. 서민 이익이란 당정책 외에도 강릉단오제 지원법안 제정이란 차별화된 지역 공약으로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

창조한국당의 홍재경 후보는 당 정책인 고향세 도입과 함께 강릉의료요양특구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의사로서 불법 의료 시비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법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진보신당의 김봉래 후보는 ‘40대의 실력있는 진보 정치인’이란 기치를 내걸고 서민 중심의 진보정치 실현에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강릉시민의 염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동계올림픽 유치·개최 비용을 서민경제개발기금으로 전환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이 눈길을 모은다.

평화통일가정당의 박삼하 후보는 ‘가정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운동’이란 정책을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증진, 경포도립공원 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본선에는 나서지 않았던 김석중 후보도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한편 거대 정당의 공천전이 총선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의 경우 ‘정책을 알리기는커녕 얼굴 알리기조차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선거일까지 남은 시간도 촉박해 결국 이번 총선에서도 후보의 경력과 능력, 정책보다는 정당이나 지연, 학연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릉/남궁연 ypry@kado.net

■ 강릉선거구 출마 예정자

/ 강원도민일보 2008년 03월 24일(월)  남궁연

작성일 : 2008-03-24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