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러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신, 여러 동지께 감사의 인사들 드립니다.
사실, 우리가 민주노동당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다가 뛰쳐 나온 이유도 따지고 보면 진지한 가치 논쟁이 부족했다고도 볼 수도 있고, 도저히 융합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이 있습니다만) 진지한 가치 논쟁이야 말로, 진보진영의 필수적인 조건이죠.

저는, 아나키스트입니다. 아나키스트를 무정부주의자로 해석한 것은, 일본인들의 잘못된 해석입니다. 아나키스트는 기존의 사회조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 있는 권력의 의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뿐입니다. 또한, 아나키스트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조직 속에서의 올바른 권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 지는 것을 희망합니다.
제가 아나키스트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에서 물의를 일으킬 수 밖에 없었고, 진보신당을 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로서는 진보신당만이 대안이니까요. 그리고, 저가 아나키스트이기 때문에, 북한이나 과거의 중국 소련을 사회주의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민주노동당을 우파세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부분적이 아닌, 전체적인 사회주의 사회는 아직 실현 된 적도 없고, 실험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제 자신이 아나키스트이기 때문에, 어쩌면 동지들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나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여러 동지들과의 가치의 소통만은 게을리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가 필자에게 질문한,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사회주의자'는 무엇인지, 그것을 먼저 알고 싶습니다. 필자의 정확한 생각을 아직 모르기 때문에 답변 하기가 조심스럽군요.
만약, 필자께서 생각하는 급진적인 사회주의가 과거 소련이나 중국이라면, 논쟁의 요점이 많이 빗나가 있고, 어쩌면 사회주의 논쟁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진정한 사회주의에 대한 가치 추구야 말로 좌파의 의미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사회주의는 간단합니다. 사회주의란,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사회적인 것으로 승화되는 사회입니다. 저는 개인의 이기주의를 중요시 합니다.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 합니다. 단, 개인의 그러한 것들이 사회적인 가치로 발전되어지는 사회체계가 사회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의 사유화 보다는 국유화나 공유화가 되어야 겠지요.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국유화는 권력화(공권력)된 국유화가 아닌, 국가가 관리하는 조직적인 국유화일 뿐입니다. 아마, 주택이나 토지 정도가 되겠지요.
공유화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협동조합 정신입니다. 또한, 저는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일부 허용된 자본주의는 용인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민들의 자발적인 작은 시장이 만들어 져서 물물교환이나 개인이 만들거나 재배한  작은 상품의 화폐교환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역시 인류 발전 단계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국유화가 이루어지고, 거기에 윤활유처럼 자본주의 작은 시장들이 존재하는 사회입니다.

사회주의사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지 물적 분배의 실현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아니, 물적 분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권력의 분배가 필수적입니다. 미개하거나 위험하거나 미련한 국가 일수록, 조직의 권력이 일부에 독점이 됩니다. 그러한 국가가 사회주의 국가이든 자본주의 국가이든 권력의 분배가 그렇다면, 물적 분배 또한 원할하지 않습니다.
지금,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국가가 팽창해져서 어쩔 수 없이 직접민주주의가 아닌, 대의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바로 대의정치에서 문제가 일어난다고 봅니다. 대의정치에서 권력의 비정상적인 이동이 시작됩니다. 민주주의는 틀림없이 인민들에게 권력이 있는데, 근대국가가 대의정치를 택하는 순간, 민주주의의 가치가 바로 사라져버립니다.
소련이나 중국 북한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 사회주의적 가치를 잃어버린 이유의 하나도 바로 대의정치입니다. 대의정치에서 한단계 발전(?)한 것이 전체주의이죠.

소련이 망한 이유 중에 하나가 자본주의사회와 산업화 경쟁이었습니다. 사회주의 사회의 생산수단의 국유화로서는 도저히 자본주의의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치는 사적 기업을 이길 수 없죠. 우쿠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누출로 인해 소련이 식량이 부족해 져서, 미국의 농업회사에 구걸을 한 것이 소련이 붕괴되기 시작한 원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착각을 합니다. 소련이 망하자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를 이겼다 라고 생각하고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포기를 하거나 사민주의로 돌아섭니다. 소련이 망한 것은, 자본주의의 산업화에 망한 것이지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가치는 절대 망하지 않았습니다.
자본주의 국가는 산업화에서 사회주의 국가들을 분명 이겼고, 바야흐로 지구는 자본주의 천국이 되었습니다. 그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IMF를 안겨 주었고, 절대왕정이래로 최대의 빈부의 격차를 안겨 주었습니다. 또한, 급속도로 환경을 파괴시키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인류가 지구에게 저지른 최고의 폐악질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자본주의를 그대로 둔다면 스스로 망가질 것이라고 좌파라면 전부 인정하고 있습니다.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는 친환경 농촌 공동체이다. 아니, 굳이 사회주의 사회라고도 갖다 붙이기도 싫다.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대안 사회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말하는 사회주의는, 러시아, 중국, 북한의 파시즘적이고 통제되고 중앙집권적인 사회주의 사회하고는 거리가 멀다. 나로서는 그런 사회주의 국가는 껍데기만 사회주의 국가였지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고, 극우 파시즘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본래,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는 인류 생존의 생활 방식의 일부였다. 그것은 커다란 담론도 아니었고 이데올로기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인류의 일상에 녹아 있는 소박한 삶의 경제적 시스템일 뿐이었다.

네 발 짐승에서 인류는 일어서게 되고, 네 발 중 두 발이 손으로 진화되고, 그 손으로 도구를 만들고 따라서 뇌의 용량이 커지게 되어 오늘날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특이한 존재가 되었다. 즉, 인류가 생각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된 것이, 뇌 용량이 다른 동물보다 월등한 존재라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화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일 뿐이다. 그 진화는 영장류 중에서 인간이어야만 한다는 필연적이 것이 아니었고, 실로 우연적으로 선택된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마치 포유류인 고래가 바다에 사는 것과 같은 우연적인 진화의 결과물일 뿐이다. 따라서 엥겔스의 유물론은 다윈의 진화론으로 정당한 것으로 증명이 되는 것이다. 즉, 물질적 삶의 방식이 인간의 뇌 용량을 키웠듯이, 또한 그 삶의 방식(경제)이 토대가 되어  법률적 정치적인 상부 구조가 세워지고, 여기에 대응하는 일정한 의식형태(담론, 이데올로기)가 생겨난다. 물질적 삶의 생산 방식이 사회적 인간적 및 정신적 삶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조건 짓는다.

자본주의 공산주의도 인류의 경제적 발전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생산 방식일 뿐이었다. 인류의 생산 방식에는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공산주의 방식이나 자본주의 방식으로 또는 그 혼합적인 방식으로, 각각의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각각의 공동체는 그런 생산방식을 고유의 가치관이나 도덕관으로, 또는 정치적인 것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자본주의 공산주의가 그 야만성을 나타나게 된 원인은, 엘빈 토플러가 이야기 하는 제 2의 물결, 산업혁명이다.

생산 수단이 사유화되고 생산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본격적인 시장경제가 생겨났다. 소박한 자본주의는 이제 더 이상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야만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상품이 세상을 지배하고 자본이 국가주의와 힘을 합쳐 제국주의로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반작용으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를 선언하고 맞서기 시작했고, 레닌은 마침내 러시아에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련의 공산주의도 역시 인류의 생산 방식의 하나였던 소박한 그것과 다른 것이었다. 소련의 공산주의도 산업혁명으로 팽창된 자본주의에 맞서기 위해 산업화의 길로 들어 설 수 밖에 없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을 사유화 할 것이냐 공유화 할 것이냐라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었지만, 소련의 공산주의와 유럽의 자본주의는 산업화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야만성을 타파하기 위해 생겨난 공산주의가, 그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맹점을 흉내 내기에 이른 것이다. 러시아 혁명 시절에 인민주의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러시아 농촌에서 자생하고 있었던 경제 공동체 ‘미르’야 말로 진정한 사회주의라고 믿었다. 미르는 공동 생산 공동 분배를 했다. 그것을 위해 봉건 왕족을 암살하기 했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고 말았고, 산업화를 부르짓고, 농업과 농민에게 박해를 가하게 되는 레닌과 스탈린이 뒤를 잇게 된 것이다. 팽창된 자본주의가 현재 인류를 위협하듯, 필연적으로 소련의 사회주의는 종말을 맡게 된 것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산업혁명이라는 제 2의 물결로 생겨난 경제 발전 단계의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레닌의 공산주의는 그에 맞서기 위해 잠시 나타난 것이었다. 이제 헤겔의 변증법 정 반 합의 이론에 따르면, 합의 시대가 다시 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19세기 말의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처럼 농촌 공동체에서 찾고자 한다. 자본주의는 이대로 두면, 소련의 공산주의가 그랬듯이 스스로 팽창하여 자멸하고 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더 이상 산업화에 몰두하지 말고, 친환경 농업을 위해 농촌 공동체를 살려야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농촌 공동체의 붕괴로부터 시작되었다. ‘녹색평론’ 발행인인 김종철 교수의 말에 따르면, 이상적인 민주주의 모델로 거론되는 고대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가 사실은 농촌 공동체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했다.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주체로서의 아테네 시민의 직업은 농민이었다. 이들 아테네 시민들은 농업 생산 방식의 특성상 상호부조와 협업으로 경제생활을 유지해 나갔는데, 이는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폴리스의 시민들은 오늘날과 같은 대의제가 아닌 직접 민주주의를 선택했는데, 지도자는 철저히 우연성에 좌우되는 제비뽑기를 통해 선출 되었고, 이런 과정이 권력 독점과 엽관정치의 폐해를 막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로 도편추방제도 있었다.

농촌의 붕괴를 도시인들은 우습게 보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근원적 민주주의의 오랜 영감을 제공해 온 것은 농촌이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특히 공업화의 비전이 전지국적으로 팽창해 국가 권력과 시장 권력이 비대해지고, 이에 따라 전통적인 농촌의 자치와 생산 공동체가 거의 완벽하게 파괴되고 있지만, 상호부조와 협업, 그리고 자치에 의거한 농민공동체의 민주주의처럼 인류사적으로 볼 때 근원적이면서도 장구한 역사를 가진 것도 없다.

농촌공동체의 파괴는, 우리 자신이 경제동물이 되어 주판알을 튀기는 것과는 별도로,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근원적 가치인 상호부조와 협업(소박한 공산주의), 그리고 자치 정신에 대한 경멸을 낳았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공업화에 의거한 절대자본주의적 지구화에 따른 결과로, 지구인의 운명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끔직스런 파국을 향해 나가고 있다.

산업화에 따른 자본주의의 팽창은 지구의 환경을 파괴시켜, 지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성장의 논리가 농촌공동체의 붕괴를 당연시 하고 있지만, 그것은 다만 경제적인 문제로만 축소되지 않는다. 그것은 공동체를 지탱할 수 있는 민주주의 근원적 가치와 상호부조 정신 사람과 자연 모두를 공경의 자세로 대하는 인격적인 관계의 소멸을 부추킨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체의 윤리를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격하시켜,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천박한 상태로 하강 시킨다.

자본주의는 산업혁명이라는 날개를 달고, 봉건제도를 능가하는 야만성을 발휘했고, 그에 맞서려고 다시 태어난 공산주의도 역시 산업화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나는 이제 그 해답을 친환경 농촌 공동체에서 찾으려고 한다. 19 세기 말,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의 처절한 투쟁이 눈물겹다. 러시아 농촌공동체 미르를 살리려는 그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정체성을 잃어버린 농민들에게 마저 외면당하고, 결국은 러시아 혁명의 뒤안길에서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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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논리에 대해서 어떠한 논쟁도 불사합니다. 저의 논리가 잘못된 것이라면, 이러한 과정에서 바로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중국의 티벳사태를 예견한 2년전 저의 글을 올립니다.

자본주의와 국가주의

중국을 본다. 등소평이 黑猫白猫를 예를 들면서 경제정책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이래 중국은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어느 자본주의 국가보다도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동부 해안 지방에서 시작된 자본주의 물결은 황하를 지나 장강을 따라 서부 오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샨샤댐을 막아 수로를 확보하고, 서부로 향하는 효율적인 물류라인이 확립된 것이다. 머지않아 중국 서부는 동부 해안 못지않게,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인도 유럽을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로 다시 탄생될 것이다.

중국 서부 오지는 공산주의 시절에는 중앙정부의 힘이 별로 미치지 않아, 낙후되어 있었고, 그 반면에 그들 고유의 문화와 전통이 살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자본주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 시점에, 그 변화는 공산주의 정부의 강압적인 힘보다 엄청날 것이다. 그것은 자본의 힘인 것이다. 연초에 중국 서부의 발전을 텔레비전에서 보았을 때, 순박한 농부가 그들의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해 도시의 빈민이 되어 비참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중국 서남부의 오지의 수많은 소수민족의 전통과 생활양식은 이렇게 변화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운 좋게 성공을 하여 자본주의를 향유하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도시의 빈민으로 몰락할 것이다. 어쩌면 나중에 그들은 후회할 것이다. 과거 부족끼리 모여 농사를 지으면서 살았던 때가 더 좋았다고.  그들이 지니고 있던 고유의 전통과 문화는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문명에 의해 송두리째 사라질 것이다. 그들의 자식들은 돈을 벌기 위해 또는 공부하기 위해 대도시로 나올 것이고, 그들의 부모는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해 대도시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 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은 무참히 깨어지고 환경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대두 될 것이다.

등소평이 택한 실용주의 노선, 자본주의는 과연 중국에 있어서 잘된 일이었을까? 현재로서는 등소평의 결단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훗날에도 과연 그에 대한 평가가 이대로 유지가 될까? 엄청난 빈부의 격차와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된 다음에도 말이다. 또 한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과거 공산주의 시절에는 중앙 정부는 중국 서남부 오지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 중앙정부의 자본의 힘도 미약했었고, 험난한 교통으로 인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세상과는 담을 쌓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앙 정부에서 그곳을 예전처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잃어버린 것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공산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될 것이다. 사회주의 정부의 속성은 중앙집권적이 수밖에 없고, 게다가 자본이라는 유혹에 침 흘리지 않을 중앙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싸우고 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은 살육과 고통에 몸서리 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은 그들의 전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들을 혹사시켜 다이아몬드를 유럽의 보석상에 헐값에 팔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여자들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에라리온의 국민들은 살육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군과 반군은 국민들의 행복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정권찬탈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들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시에라리온 국민들은 국가라는 이름의 엄청난 힘과 자본주의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에 의해 세계에서 제일 불행한 국민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쿠르드족을 보자. 크루드족은 유크라데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에서 일어난 메소모타미아 문명의 주역이었다. 살라딘이라는 걸출한 전사를 배출한 용맹한 민족이기도 했다. 기원전 3000년 전에 이미 도시를 건설한 문명인이었다. 지금은, 터키와 이란 이라크에 흩어져 자신의 국가를 갖지 못하고 여러　나라로　부터 핍박 받으며 살고 있다. 그들이 핍박 받는 이유는 그들의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고대 문명을 건설한 이후, 그들은 쿠르디스탄이라는 그들의 영토에서 한번도 국가를 세우지 않고 유목민으로 살아왔다. 2 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서구 열강들의 논리대로 중동은 국경이 그어졌다. 이스라엘은 유대교 성전을 근거로 나라없이 떠돌다가 예루살렘에 수도를 정했고, 팔레스타인들도 피나는 싸움 끝에 그들의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들의 노력에 의해 그들의 국가를 세운 것처럼 보일터이지만, 사실은 서구 열강의 이해타산과 논리로 그들의 국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이스람교와 기독교의 싸움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종교보다도 국가라는 형태의 전쟁인 것이다. 소박한 종교가 국가의 틀 속으로 종속이 되고 왜곡이 되어 권력을 가진자들의 노리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름지기 종교라는 것은 얼마나 진실되고 평화로운 것이었는가. 그것이 국가라는 이름으로 대변하여 변질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국가라는 중앙집권적 권력은 이렇듯 민족과 종교 조차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자본주의라는 망령에 개발과 발전이라는 괴물이 첨가되었을 때에는 그 파괴 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는 멸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자본주의로 무장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게 지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자본주의 국가주의의 결론은 이제 자명해졌다. 이제 차분하게 생각할 때인 것이다. 정신없이 앞으로만 나갈 때가 아니고,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인 것이다.

작성일 : 2008-05-25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