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좀 더 풍부하게 마주앉아 대화하고 싶은 얘기들이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만 꺼내봅니다.
경신님의 댓글(낙선운동그룹 당원들의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중 "가치중립적인 입장이 결과적으로 가해자를 비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약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저같은 사람의 생각, 낙선운동을 선택한 님들의 고뇌와 진정성을 십분 이해하지만, 그 진행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은 가치중립적인 것이 아닙니다. 저는 낙선운동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5.3사건'과 '낙선운동과정에서의 길00 문자폭력사건(사건이라는 표현이 좀 그렇기도 하고, 좀 길기도 해서.. 그냥 '낙선운동사례'로 약칭하겠습니다.)'은 연관되어 있더라도 구분가능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님들은 모든 논란을 '5.3사건'으로 환원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언어라는 게 애시당초 사물 그 자체를 온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대단히 개념적인 '가치중립', '양비론', '피해자 중심주의' 등은 그 개념화의 과정에서 사상되는 수많은 상황과 연관들을 살려내고 나서야 현실에서 의미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님들이 '5.3사건'과 '낙선운동사례'의 구분에 실패하면서, 섣부르게 개념들을 들여온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견해차이가 생기는 부분일 수 있겠는데, 저는 님들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5.3사건'에 한정하면서 '낙선운동사례'의 인정과 '피해자 중심주의'를 적용할 여지를 닫아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가치중립적인 입장'이라는 건 실재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5.3사건'과 관련해서는 전 여러분과 대체로 인식이 동일합니다. 그러나 '낙선운동사례'에서는 님들과 생각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가치중립적'이라 얘기하시는 건 님들이 이 두가지 사건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 됩니다.
결국 제 논의대로라면 님들은 '양비론'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으셨던 셈입니다. '양비론'은 일견 맞습니다. 제가 서로 구분되는 두 사건을 비판하고 있는 거니까요. 그러나 '양비론'이라는 표현의 부정적인 느낌이 싫어서 제게 작명의 권한을 준다면, '일관된 反폭력론'이라 이름붙이고 싶습니다.제 기준은 일관되게 '폭력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입니다.
일견 제 주장이 낙선운동을 교란시키는 효과로 나타났을 수도 있겠지만, 제 관심은 낙선운동의 결과보다는 '폭력을 성찰하라'는 님들의 절창에 있습니다. 님들의 목표대로 낙선운동이 성공하더라도, 그 과정이 폭력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부분적인 성공, 많은 것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제가 님들께 주문하고 싶은 것은 '5.3사건'으로만 접근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제기하신 '폭력에 대한 성찰'이라는 최종목표를 놓치지 마십사 하는 겁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안성의료생협까지 가서 치과치료(으으..)를 받고 왔더니 컨디션이 영 엉망입니다. 오늘 새벽에 투표하러 들어갔다가 발견한 게시판의 배설물 하나를 처리하다가 잠시 까칠해졌었습니다. 벌받았다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찍 자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습니다.
* 참, 경신님의 댓글중 파란색 부분은 다른 글에서 인용하신 건가요? 아님 댓글의 연장인가요? 다른 글에서 본 기억이 없어서 일단 댓글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글 안에서 좀 튀는 감도 있고 헷갈려서요.
조세훈 님, 님의 글에 댓글을 쓰려고 하니 다소 긴장이 되는군요. 조심스럽습니다. 지금 님과 토론을 치열하게 하는 게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질지, 솔직히 걱정스럽습니다.
일단 님의 글 앞 부분은 제가 술을 먹어서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선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폭력이라는 단어, 그것이 포괄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다양한 사실을 하나의 단어로 추상화하는 것의 위험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활동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그것이 이러이러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씀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폭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게 되면, 우리는 다소 억울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억울하다고 느끼면 그것도 언어 폭력일까요? 음...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아니, 님께서 폭력이라고 판단하신다면 그 표현을 쓰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폭력도 다양한 수준의 폭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분명히 밝혀주시면서 폭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주신다면 우리의 억울한 마음은 누그러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님께서 폭력이라는 단어를 다소 넓은 범위로 사용하시는 것 같아 저도 그 방식을 차용하여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길기수 후보가 작년에 저질렀던 폭력, 그리고 그 이후 피해자의 상처를 방치하면서 저질렀던 폭력, 사실을 왜곡하는 사과문을 쓰면서 다시 피해자에게 가했던 폭력, 그리고 그에 반발하면서 우리가 행했던 폭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폭력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는 것보다는, 그것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지금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길기수 후보가 과연 강원도당 위원장에 걸맞은 자질이 있는지, 지금 현재 위원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지금의 이 상황이 상식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앞부분이 어떤 내용을 지칭하시는지는 저도 잘.. 그리 긴 글도 아니고 특별히 구분해서 읽지 않으셔도 될 것 같긴 한데.. 글 쓴 저의 한계겠지요. 그냥 짧게 요약하면 '5.3사건'과 '낙선운동사례'를 구분하자. 두 건에 대해 모두 '폭력에 대한 성찰'로 접근하자 정도입니다. '가치중립', '양비론', '피해자 중심주의' 등에 대한 얘기는 설명을 위해 딸려온 얘기입니다.
님의 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님들이 다소 억울해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니들도 똑같은 놈들 아니냐?'는 식의 비아냥에 시달릴 수도 있겠구요. 다같이 폭력의 범주에 속하더라도 공격적인 것이냐, 방어적인 것이냐에 따라서, 명시적인 것이냐, 암묵적인 것이냐 또는 경중 등에 따라서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 뭉뚱그려서 그냥 폭력이라는 일반적인 범주로 접근한다면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결과가 되겠지요. 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런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문제가 남습니다. 님은 지금은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는 건데요, 저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폭력에 대한 성찰'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짐작대로 여기에서 저와 님들의 입장이 갈릴 겁니다. 길00님에 대한 문자폭력이 벌어지고 있는 등의 지금 상황은 '폭력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님들은 길00님의 당락여부가 '폭력에 대한 성찰'의 출발점이 된다고 보시는 것 같고, 저는 그렇다 하더라도 낙선운동 과정에서도 '폭력에 대한 성찰'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저는 낙선운동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님들보다는 낙선운동 과정에서 모여든 일부 익명의 논자들을 겨냥했지만, 님들에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다른 글에서 거론했던 '지지여부의 공개 요구' 같은 경우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뭐, 상대방이 흔쾌히 동의한다면 상관없겠습니다만. 또 님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발생하는 문자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겁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님들이 입장을 밝혀주시면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사과가 과도하다면 유감표명 정도는 어떨까요?
참고로, 저는 폭력을 상대방(피해자)에 동의에 기초하지 않은 일방적인 힘(물리력,언어,문자,시선 등)의 행사 정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신00님의 탈당의 변에 대한 댓글에서 잠깐 언급했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가물가물..) 제 접근이 정확할 수는 없겠죠. 따로 공부하거나 한 결과도 아니고, 그냥 살면서 경험하면서 체득한 수준입니다. 암튼, 전 폭력이란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접근해 왔기 때문에 님들의 '폭력을 성찰하라'는 주장을 이백프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조세훈 님, 폭력이 '상대방(피해자)의 동의에 기초하지 않은 일방적인 힘(물리력, 언어, 문자, 시선 등)의 행사'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말을 하는 것이 모두 '폭력'으로 간주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만약 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불쾌감을 느낀다면 이건 언어 폭력일까요? 아닐까요? (진짜 궁금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일단 사실왜곡 같은 경우는 언어폭력의 범주에 분명히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좀 더 폭력의 범주를 확장시켜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끼는 모든 말'(님께서 이것을 주장한다는 것은 아닙니다.)이라고 한다면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비판도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을 것이고요. 참 어렵습니다.
우선 님께서는 길기수 후보에 대한 문자폭력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휴... 저희는 길기수 후보에 대한 문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것에 대한 고려가 좀 부족하지는 않았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지지여부의 공개 요구 - 양심의 자유'처럼 구체적으로 딱 짚어서 말씀해 주신다면 저희가 성찰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님께서 언급하신 '지지여부 공개 요구'에 대한 손민균의 사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지지여부 공개 요청'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행위를 놓고 그것이 요구라고 볼 수도 있고 요청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감은 확 다르죠.) 아무튼 우리가 다른 전국위원 후보에게 '길기수 후보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것은 비밀투표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위원 후보들이 답변을 하지 않을 때 우리가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이 후보가 길기수 후보를 지지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당원들이 충분히 궁금해 할 만한 사항입니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전국위원 후보의 '폭력사건에 대한 감수성', 정치적 판단력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우리의 질의는 당원들에게 후보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님께서는 우리의 질의 행위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하나의 폭력'이라는 것이지요? 음... 양심적 병역거부가 떠오르네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려면 강제력이 있어야 하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강제력을 갖고 있나요?
전국위원 후보들께서 다소 불쾌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해서 저는 그것이 하나의 폭력이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유권자는 출마한 후보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를 충분히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입니까?'라는 질문이 정말 폭력인가요?
"님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발생하는 문자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조세훈 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100% 동의합니다. 저희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더 민감하지 못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요? 보통 싸움이라는 게 말꼬투리 잡기하다가 비화되는 경우가 태반이잖아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사태는 평화롭게 수습될 거고, 꼬투리 잡기하면 싸움은 확대되겠죠. 대부분의 싸움이 이런 식입니다.
비판이나 논쟁의 경우는 감정싸움을 하자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리자는 거잖아요. 그런데 논쟁과정에서 감정꼬투리 잡기가 된다면 모양새가 우스워지겠죠. 논쟁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본질을 벗어난 감정싸움을 하는 사람에게 실망할 겁니다. 정말 논쟁과 비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감정싸움을 안할 테지만, 논쟁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감정을 자극한다면 그 또한 사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사과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테구요.
손민균님 말씀처럼 요구와 요청의 어감이 달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데, 저는 요구에 가까웠다고 본 겁니다. 당사자들이 불쾌하게 느꼈던 것 같으니까요. 추정입니다만, 전국위원 후보들은 길00님 출마여부와 무관하게 출마하셨을테고, 하고싶은 다른 말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닥 성의있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으셔서 유권자의 한사람인 전 좀 섭섭합니다만..) 구체적으로 다시 적시하면, 님들은 전국위원 후보들에게 "(1) 후보께서는 작년 폭력사건의 가해자인 길00 당원의 강원도당 위원장 출마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길00 당원을 위원장 후보로서 지지하십니까? (2) 작년 폭력사건 및 이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지 한 개인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후보께서는 이에 대한 어떤 해결방안을 갖고 계십니까?"라고 질의하셨는데, (1)번 질의의 후반 문장 - 길00 당원을 위원장 후보로서 지지하십니까? - 만 빼셨어도 저는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단정적으로 지지여부를 물으신 게 잘못이라는 생각입니다.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만큼의 강제력이 행사되었느냐 여부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님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도 상대방이 그렇게 느꼈다면 문제가 되겠죠.
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폭력과 폭력적인 것은 구분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그 구분점을 명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지지여부의 공개 여부' 문제를 두고 님들께 폭력이라 단정적으로 표현했던 것은 폭력적이었다는 표현으로 정정하겠습니다. 제 과도한 표현으로 인해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사족입니다만, 시간이 좀 흐른 후에 "진보신당의 바른생활 이야기"라는 정도로 해서 폭력, 음주문화, 권위주의, 젠더문제, 성소수자, 민족주의/다문화 등 당원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당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답글을 쓰는 중에 아래에 다른 글을 또 올려주셨네요. 제가 글쓰는 속도가 영 느림보라는 점 감안해서 기다려주시기 바래요.
표현까지 정정해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진 것, 상대방이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은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회찬 대표 욕 먹이는 것 같아 죄송하긴 하지만, 사실 저는 노회찬 팬입니다. 그런데도, 예의에 어긋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노회찬 개인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질문을 올렸습니다. 물론 "지지하십니까?"는 문장은 삭제했고요. 일종의 선택이었습니다. 다소 불쾌할 수 있겠지만, 그런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하고도 중요하다는 개인적 소신 때문이었습니다. ㅠ.ㅠ)
조세훈 님, 술 먹고 오늘 새벽에 봤을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앞 부분 말씀하신 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습니다. 님의 진정성은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님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님의 지적이 "낙선운동을 교란시키는 효과"로 나타나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뒤숭숭합니다. 맞는 말씀인데,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그 정치적 효과 때문에 다소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ㅠ.ㅠ
이 댓글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조세훈 님께서는 우리가 "모든 논란을 '5.3사건'으로 환원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네, 님께서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저는 5.3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좀 더 자세한 글을 조만간-아마도 선거 이후에- 올릴 생각입니다.)
님께서는 "'5.3사건'과 '낙선운동과정에서의 길00 문자폭력사건'은 연관되어 있더라도 구분가능한 사건"이라고 하셨습니다. 네, 맞습니다. 구분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사건이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5.3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었더라면 아마도 낙선운동이 진행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제도적으로 길기수 당원의 출마가 불가능했을 수도 있고, 혹 지금처럼 출마가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5.3 사건 이후 재빨리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했다면 낙선운동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랬다고 하더라도 출마가 너무 이르다는 문제는 남습니다. 연예인들도 보통 큰 사건을 일으키고 나면 2년 정도는 조용히 지내잖아요. ☞ 괄호 안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지금 낙선운동을 같이하는 다른 분들은 조금 생각이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낙선운동사례'와 '5.3사건'을 구분되는 것으로 인식하느냐, 구분될 수 없는 것이며 구분되어서도 안 된다고 인식하느냐가 님과 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발언이나 주장 과정 속에서 나타났던 실수가 면죄된다는 얘기까지는 아닙니다. 우리의 낙선운동이 길기수 후보의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나타난 측면도 있다는 것이지요? 네,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낙선운동사례의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게 님의 주장이시지요? 그렇다면 이를 당의 공식기구에 문제제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그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신다면 "둘 다 인권침해다, 둘 다 폭력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도 인권침해의 정도, 수준의 차이를 조금만 더 분명히 밝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일관된 反폭력론'은 일종의 양비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비론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양비론을 전개할 때는 '잘못된 정도의 차이'를 분명히 언급하면서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폭력, 저것도 폭력"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둘 다 똑같이 나쁜 놈들' 이렇게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선거기간이다 보니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요?) 즉, 저는 양비론의 정치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님의 진정성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그리 편하지가 않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 님이 이 문제를 제기하셨다면 제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폭력 또한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셨으니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겠지요. 최대한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신다면, 그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보고 반성도 하고 성찰도 하겠습니다.
![[중앙당] 당원가입](/images/menu_top_ipdang.gi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