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이 착잡합니다. 길기수씨 보여준 한심한 모습도 그렇지만 여기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니 더 착잡합니다. 한나라당 최연희의원 성폭력사태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과 어쩌면 이렇게 닮을 수 있을까요? 폭력사태란 본질은 하나도 다를 게 없는데 어떻게 한나라당 최연희의 사퇴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길기수씨를 옹호하는가 말입니다. 그것도 새로운 진보를 주장한다는 사람들이 최연희를 옹호하던 사람들의 논리와 심하면 심했지 다를 바 하나 없는 주장들을 들먹이면서 말입니다. 그 때 여러분들은, 한나라당 최연희를 반대한 겁니까 성폭력 최연희를 반대한 겁니까? 여러분들이 지금 여러분들이 그렇게 욕하며 사퇴를 요구한 최연희 지지자들과 하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기나 합니까? 한 번 비교해 보십시오, 얼마나 닮았는지를.

1 폭력의 본질은 같습니다.

(1) 한나라당 최연희- 여기자 가슴만지며 성폭력 행사 (동해시 성폭력 상담소 이사장)

(2) 진보신당 길기수- 당원들에 대한 욕설에 사과 요구하자 주먹 휘두르고 발로 차며 폭력행사 (강원지역 진보정당 정치인)

2 어떻게 옹호했습니까?

(1) 최연희 옹호자들 (최연희라는 사람문제 빼고 모든 원인 거론)

한나라당 박진의원: ‘문제는 폭탄주 문화, 사건의 근본적 처방을 위해서는 잘못된 음주문화부터 바로잡아야’

한나라당 정의화의원:‘후진적이며 악성적인 술 문화의 희생양’ ‘그동안 거의 모든 국회 남녀 의원들이 인정하는 훌륭한 분이셨고, 주어진 일에 늘 최선을 다하시는 분...얼마 전 모친상도 당하고 따님 혼사도 치른 분으로, 보도만 보고 판단하듯 속 되게 보이는 그런 분은 절대 아니다’ ‘여론재판에 떠밀려 가기보다 보다 이성적인 접근을 해야’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신 분이 순간적인 실수로 의원직을 잃는 것은 지역의 큰 인재를 잃는 것” (지역 여성단체 대표)

“최 의원은 3선 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발전에 힘쓴 면도 많고, 나중엔 장관이 될 가능성도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지역 시민 인터뷰)

"우리지역 큰 일꾼 최연희 국회의원 의원직 사퇴 결사반대" (강원도 배구연합회)

"우리가 선택한 최연희 국회의원 우리가 지킵시다" (동해시생활체육협회 29개 가맹단체)

"최연희 의원님 지역의 민의를 저버리지 마십시요"(연우회)

“의원직 사퇴가 웬 말이냐, 지역민의 뜻을 지켜내라”

(복당관련)

강원도당위원장인 이계진 의원 "나는 처음부터 최의원이 복당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미 사회적 개인적 도덕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법적 판단도 받지 않았느냐...그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른 의원들도 활발히 의정활동하고 있지 않냐”

"최의원이 지난 3년간 엄청난 시련을 겪고 고통을 치렀다"며 "복당 문제가 정식으로 논의된다면 최고위원들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2) 길기수씨 옹호자들 (길기수씨 사람문제만 빼고 모든 원인 거론)

- 고성방가 상황에서 폭력 유도. (둘 다 사실 왜곡),

- 술이 원인이다,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데 왜 한 개인에게 요구하나, 당내 문화가 원인,

- 길기수 못 마땅하면 당신들이 선거에 나서서 이겨라, 낙선운동 할 것인지 왜 사퇴를 강요하나, 인물선거에서 정책선거로 전환하자.

- (문제제기자들에게) 왜 그 때 길기수씨가 사과하도록 하지 않고 방치했나 (오히려 문제제기자들을 타박. 길기수씨가 심신장애자나 금치산자? 그럼 피해자는 어떻게 스스로 사과?)

- 길기수씨는 당시 문제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다(피해자에게 했는지는 상관없다는 듯) 오히려 그는 지금 또 다른 방식의 폭력을 당하고 있다.

- 요구조건 가혹하고 왜 이렇게 배수의 진을 치나, 길후보 정도의 지역정치인에게 이건 회복불능의 타격, 길기수씨 정치생명 끝나는 거 아니나.

- 투쟁의 대상과 목표를 정해놓고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극단의 사고방식.. 지금 여기서 써야 될 것이 아니라는 생각...길기수 후보의 과오가 크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자대에 의해 제거되어야 될 대상은 분명 아님...길기수 후보가 후보자격이 없다느니 진보신당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느니 이런 말들은 하지 않아야...강원도당에는 일할 사람이 너무도 없어 일할 수 있는,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강원도당을 꾸려나가야 함...길기수후보가 그 적임자...길기수 후보가 당직선거에 출마함에 있어서 어떤 명예욕이나 지위에 대한 욕심으로 출마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길기수후보와 행보를 함께...

3. 당시 국민여론

(1) 최연희에 대한 여론

'딸자식 걱정되서 못 살겠다. 성추행범 최연희는 이사하라'

“서민이 그런 성추행을 저질렀다면 바로 구속감 아니냐...다른 지역 사람들 보기가 남사스럽다”

“여성으로서 그런 사람이 의원이라는 것을 그냥 용납하기는 어렵다...다시는 이런 사람이 없어야 한다”

"술잔이 무슨 죄가 있다고… 폭탄주 만들어 마신 건 술잔이 아니라 사람이거늘…"

“모친상이랑 딸 혼사 치룬 거랑 성추행이랑 뭔 관계가 있느냐...당신네들의 그 특권의식 진절머리난다”

‘정치재개? 웃기지마라. 최연희. 국민들이 바보로 보이냐? 너 때문에 추잡한 세상이 더 더러워진다.’

'사퇴하지 않는 건 국민의 수준을 무시하는 겁니다'(담임),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 정말 필요합니다'(소망하는 미래), '의원이 의원다워야 의원이지!'(노상헌)

  (민주노동당 강원도당- 당시 위원장은 길기수씨였습니다.)

...이런 성추행 행위를 비호하는 몰지각한 행위는 바닥에 떨어진 동해, 삼척 시민들의 명예를 또 다시 실추시키는 행위로 누구에게도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임을 알고 지금에서라도 최연희의 구명운동을 철회할 것을 동해, 삼척 시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경고한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경거망동 하지말고 지금 즉시 동해, 삼척 시민들에게 백배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민주노동당과 동해, 삼척 제 시민사회민중단체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최연희 의원 구명 운동은 양심있는 시민들에 대한 배신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하며 향후 최연희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이렇게 강원도를 대표하는 여야실세의원들과 그 측근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면서, 그 동안 도민들이 염원한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열망과 바람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자괴감을 느낀다. 국민의 대표, 지역의 대표를 잘못 선출하였을 때 이와 같은 유권자 무시하기, 구태정치재현하기, 국민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하는 경험을 겪어왔다. 올바르지 못한 선택이 정치를 후퇴시키고 결국 정치발전을 바라는 대중의 기대를 짓밟는 결과로 이어져왔다.

...분명히 일어난 성추행에 대해서 증거가 명백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또,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다고 해서 사실상의 무죄를 판결한다면 앞으로 모든 성추행은 가해자가 사후에 피해자에게 사과만 한다면 어떠한 이유로든 피해자가 용서한다면 모두 선고유예를 내릴 것인가?

...국가운영에 관한 책임이 막중한 국회의원이 국민의 모범이 되지는 못할지라도 현행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형량을 줄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국민의 믿음을 저버린 것에 대해 엄중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성폭력 가해자 국회의원이 버젓이 활보하는 것은 국가적 수치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성희롱 여부의 판단에 남녀고용평등법과 남녀차별금지법에 명시된 피해자 관점을 배제한 채 가해자의 의도를 중심으로 판단하였다. 이는 사법부가 성희롱에 대한 몰이해와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사법부는 성폭력에 관한 잘못된 통념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자기 책무를 방기한 채, 오히려 성폭력을 조장하고 말았다.

...민주노동당 강원도당은 성추행범 최연희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나라당도 성추행범 최연희 의원에 대한 미련을 버릴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런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부도덕성에 대하여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길기수씨에 대한 당내 여론

...

4. 그 후 결론

(1) 최연희

폭발직전의 국민여론에 초토화돼 한나라당의 최연희 압박으로 결국 자진탈당. 사실상 출당조치. 그러나 국회의원 사퇴까지 요구하며 국민여론 들끓자 국회는 여론에 못 이겨 자진사퇴 요구 및 제명절차 논의함. 그 후 정치재개 후 무소속으로 재선. 최근 2년 동안 무소속으로 있은 후 한나라당 복당시도하다 국민여론 의식한 한나라당에 의해 좌절.

(2) 길기수씨

최연희 성폭력을 가장 앞장서서 분노하며 규탄했던 여러분들이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알아서 판단하십시오.

  5. 여러분들의 진보는 무엇입니까?

  길기수씨를 옹호하시는 강원도당 여러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말하는 새로운 진보, 즉, 평화, 생태, 연대, 평등을 진짜 여러분들의 새로운 진보의 출발점으로 삼은 겁니까, 아니면 길기수씨를 그 출발점으로 삼은 겁니까? 여러분들은 폭력에 대한 관대함이 여러분들이 말하는 평화, 생태, 연대, 평등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과연 여러분들의 출발점이 새로운 진보입니까, 아니면 길기수씨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출발점이 진정으로 새로운 진보입니까? 여러분들은 새로운 진보로서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이성공동체입니까, 아니면 한 개인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낡은 인습공동체입니까? 여러분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 지 한 번 되돌아 보십시오.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으로 민주노동당을 박차고 나왔습니까? 여러분들은 주사파며 다함께 등 좌파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당까지 대한민국 모든 정파들을 다 손가락질하고 발가락질까지하며 이들의 정치는 진정으로 민중을 위하는 정치가 아니고 여러분들의 정치만이 진정으로 민중을 위하는 새로운 진보정치라고 하면서 이렇게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 앞에서 여러분들이 지금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지 한 번 되돌아보십시오. 여러분들이 최연희에 대해 보이는 태도와 길기수씨에 대해 보이는 이 이중 잣대를 한 번 보란 말입니다.

  최연희를 또 다시 당선시킨 동해시 주민들은 외계인 취급하면서 왜 여러분들은 외계인 짓하면서 숭고한 진보적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원도민들을 속이고 있습니까? 여러분 내부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밖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서는 으르렁 거리며 달려들어 물어뜯고 난리입니까? 왜 보수정치인에게는 사퇴라는 당연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왜 길기수씨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사퇴요구는 엄격하거나 가혹하고 말도 안 되는 요구라고 억지를 부립니까? 왜 한나라당, 열우당, 노사모의 현실론은 보수반동 정치의 산물이고, 왜 여러분들의 현실론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까? 민주노동당에 있으면서 그렇게 넌덜머리 내던 것이 무엇이었고 지금 여러분들 무슨 짓을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아직도 노동자들 조직해 단체행동으로 월급 좀 올리고  노조동원해 그 가족들 표까지 모아 표불리고(묻지마 찍어), 정책만 그럴싸하게 내놓으면 그걸로 진보가 끝이라고 생각합니까? 1950년대 북한의 김일성 버전으로 하면 ‘이밥에 고깃국, 기와집’만 고루 나눠 가지면 그게 진보의 끝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래서 북한은 어떻게 됐습니까? 사회주의는 어떻게 됐습니까? 상식이 상식대로 인정받고, 폭력이 발 디디들 수 없으며 , 소수자의 인권과 권리도 보장될 수 있고, 약자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잘못된 것을 잘 못됐다고 인정하고 고칠 수 있는 자기정화 체계로서 민주주의, 즉 ‘권리의 평등’이 경제적 평등과 함께 해야 진정한 진보, 새로운 진보가 아닙니까? 여러분들은 지금 그런 진보를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새로운 진보가 아니라 옛날 진보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까?

  이번 사건이 진정으로 불행한 것은 무엇입니까? 길기수 씨나 반대진영, 그리고 강원도당 당원들이 받은 상처입니까? 전 아니라고 봅니다. 바로 강원도에서 진보정치한다는 여러분들의 실체와 수준이 모두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여기까지입니다. 불행하게도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이건 새로운 진보가 아닙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딱 1년도 넘지 못했고 또 그 일을 통해 잘못된 것이 고쳐져야 하는 자기정화체계도 갖추지 못한 여러분들 성찰의 유통기한은 최소한 2년 이상은 되는 한나라당의 성찰능력보다도 못하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몸소 보여주었고 곧 증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길기수씨 반대진영의 상식적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강원도 진보신당의 부끄러운 알몸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길기수씨와 여러분들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합니까? 새로운 진보, 이 다섯 글자를 여러분들 가슴에 올려놓고 어떤 선택이 이 다섯 글자에 일치하는지 다들 되돌아보십시오. 여러분들이 최소한 진보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작성일 : 2009-03-22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