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새벽까지 님을 뒤척이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님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 짐작됩니다. 사실 오늘은 모처럼 맞이하는 휴일입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 늦잠을 자며 모자란 잠을 청할 수 있는 행복한 날이란 얘기죠. 꿩대신 닭인 출비행 보며 뒤굴거리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게 저희 집 일요일 풍경입니다. 오후만 있는 일요일이지요. ㅎㅎ 님께도 이런 소소한 평화가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1.
제가 ‘사실 그 자체’의 힘을 믿는 편입니다만, 엄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주목한 점은 길00님의 두 번째 사과문이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와도 다르며, 님이 폭력을 유발한 것으로 곡해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점을 조사위원회의 권위로 확인해드렸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님이 격분하시기 전, 조사위원들이 먼저 길00님께 정정을 요구했어야 한다는 후회입니다.

2.
혹 제 사과가 님께 압력의 일종으로 느껴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한 사과로 이해해 주십시오. 님과 함께 지켜보는 당원들에게 드리는 것입니다. 다만, ‘오해의 소지’라는 표현은 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글을 조심해서 쓰는 편인데, 제 글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 글이 님께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도록 유의하겠습니다.

3.
당원들 중 특정한 몇몇은 님의 비판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뭉뚱그려서 ‘강원도 진보신당 당원’으로 대상이 지정되면 그로 인해 마음 아플 분들이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님이 올리셨던 몇몇 글에 대한 조치에 감사드립니다.

4.
님께서 판단하시는 것처럼 저도 ‘낙선운동그룹’ 당원들이 길00님에게 언어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낙선운동그룹 당원들의 진의에는 추호의 의심도 없고, 오히려 저 역시 그분들의 주장에 많이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낙선운동과정에서 불거진 다른 지역 분들의 거친 표현 등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폭력에 대한 성찰’이라는 취지가 진행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고, 낙선운동의 대상인 길00님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서도 단호한 대응을 하셨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5.
이번 일이 폭력과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와 토론문화 등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작성일 : 2009-03-22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