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들여 님의 글을 끝까지 읽어보니 이 글의 대상은 ‘길00씨 옹호자’ 이군요. 글머리에 ‘길00씨 옹호자’ 들에게 라고 호명하는 센스를 좀 발휘하십시오. 그랬다면 이 글을 읽지도 않았을 겁니다.

님은 ‘길00 옹호자 = 한나라당 최연희 옹호자, 나아가 한나라당 최연희 = 진보신당 길00, 성폭력 = 물리적폭력’ 이런 식의 딱지를 붙여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불운하게도 저도 ‘길00씨 옹호자’라는 작위를 하사받았습니다만, 수신거부합니다. 수거해가세요. 꿀같은 일요일 오후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깝지만, 몇가지만 지적합니다.

님은 ‘술이 원인이다,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데 왜 한 개인에게 요구하나, 당내 문화가 원인’이라는 반응을 하나로 묶어 ‘길00씨 옹호자’의 사례로 듭니다. 님은 ‘길00씨 옹호자’라는 범주의 완성을 위해서, 님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있습니다. 님은 전혀 다른 얘기들을 비틀어서 하나로 짜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폭력이라는 생각 안 해보십니까?

예를 들어, 저는 ‘5.3사건’을 인지했을 때 '...당문화가 물리적인 폭력과 나아가 말과 글로 인한 폭력에 관대하고, 가해자(길00)와 피해자(신00) 모두를 아우르는 인권의식이 부실하다. 이 사건을 당원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접근하고 당문화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했습니다. 님의 분류대로 하면 저는 이때부터 이미 ‘길00씨 옹호자’입니다.

폭력을 행사한 개인의 잘못, 분명합니다. 처벌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을 처벌하는 것으로 폭력에 관대한 당내문화가 해결될 수 있습니까? 낙선운동그룹 당원들이 절절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폭력을 성찰’하지 않고서는 요원한 일입니다. 뒤집어서 폭력에 대한 성찰을 주장하는 낙선운동그룹 당원들은 당내 문화가 원인이라 진단하는 셈입니다. 그러면 이 분들도 님의 비난 대상입니까? 이분들도 ‘길00씨 옹호자’입니까?

님은 ‘낙선운동 할 것인지 왜 사퇴를 강요하나’, ‘요구조건 가혹하고 왜 이렇게 배수의 진을 치나’는 도당의 분란을 염려하는 소심한 당원들에게도 ‘길00씨 옹호자’라는 딱지를 발부합니다. 님의 딱지는 무궁무진합니다. ‘길00씨 사퇴’만 얘기해야 ‘길00씨 옹호자’라는 딱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님은 더 나아가 ‘길00씨 옹호자’는 ‘한 개인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낡은 인습공동체’, '민주노동당 탈당파‘, ’노동자들 조직해 단체행동으로 월급 좀 올리고 노조동원해 그 가족들 표까지 모아 표불리고(묻지마 찍어), 정책만 그럴싸하게 내놓으면 그걸로 진보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로 정리합니다.

저는 ’낙선운동그룹‘의 ’폭력을 성찰하라‘는 주장에 공감하지만, 님의 이런 식의 ’새로운 진보‘ 구성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님의 방식은 불행하게도 폭력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길00씨 반대‘라는 진리의 일면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아주 오래된 습관, 독단과 독선입니다. 곱씹어 보십시오.

작성일 : 2009-03-22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