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춘천에서 진보신당 춘천모임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명박정부 시대, 진보신당 창당의 의미와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이강익, 이상규 당원이 발제를 맡았고 유팔무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각 발제자들의 발제문을 요약해 두 편으로 나눠서 싣는다.

  이강익 당원은 ‘이명박정부 시대, 진보신당 강원도당의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경제, 노동, 교육 등 이명박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들과 강원도와 관련한 지역정책이 앞으로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진보신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제시했다. 

  ○ 경제정책

  이명박 정부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한반도 대운하’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운하건설에 따른 혜택과 손해가 지역에 따라 나뉘면서 자칫 심각한 ‘국론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동산정책은 공급을 중심으로 하되 그 방식은 신도시 건설보다는 재건축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규제완화 속도조절에 실패할 경우 부동산가격의 폭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산업자본이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국책은행민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중소기업과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지원할 계획이지만 재벌의 금융산업 진출로 인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재벌의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각종 규제철폐 조치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가 앞선다는 설명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은 통폐합, 민영화, 구조조정 등 ‘작은 정부’를 지향할 것이고, 이는 결국 공공서비스의 축소와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는 결론이다.

  또, 주변여건을 무시한 과도한 경제성장률집착은 무모한 경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져 장기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성장우선론적 접근으로 기존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며 물가상승 우려로 서민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노동정책

  이명박 정부의 향후 노동정책은 ‘친재벌-노동배제적 노동시장 유연화’로 특징지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법질서를 강조하면서 단체행동권을 침해하고 민주노총을 배제할 것이며 특히, 비정규직 노동조건을 개선할 사회통합적 노동시장정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노시장장 유연화를 강화하고 해고조항을 완화하며 비정규직 보호를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노동법을 개악할 것으로 우려했다.

  ○ 교육정책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대학자율화와 자립형사립고 확대 등 민간자율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영어교육만능에 대한 환상 등 교육철학의 빈곤, 교육정책의 입시정책화, 상위계층의 이해관계에 맞추어 국가전반의 교육정책에 대한 조절능력 상실 등이 지적되고 있으며, 결국 교육이 입시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계층 간 교육격차가 심화될 것이며, 학문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될 것으로 설명했다.

  ○ 복지

  이명박정부는 복지부문에서 시장과 경쟁의 원리를 적극 도입할 것이고, 빈곤층은 국가책임으로 하되 그 이상의 계층은 스스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복지정책의 기본방향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며, 복지전달체계에 있어서도 민간주도 내지 민간우위 방식을 선호해 복지제도의 공적 성격을 더욱 벗을 것으로 보았다. 또 무엇보다 정부재정을 줄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복지재정의 확보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결국 경제성장주의를 우선하면서 복지를 과도하게 부차화시키면 ‘개방화 → 양극화 → 개방가속화 → 양극화심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멕시코의 길을 밟을 것이며, 아니면 성장우선의 기조에서 복지를 어느 정도 고려하면 영미식 신자유주의 복지모델로 고착할 것으로 보았다. 어느 경우든, 이후에 보편주의에 입각한 북구형 복지국가로 전환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국민의 복지의식 수준도 뒤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환경정책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이명박정부의 신개발주의 사업들이 실행되면, 환경은 개발영역으로 적극 포섭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권력의 비민주적 사용과 경제제일주의 가치관으로 사회문화적 삶의 황폐화시킬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공동번영을 지향하는 생태적 민주사회로의 이행을 가로막는 역사의 퇴행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 지역정책

  이명박 정부의 지역정책은 ‘균형’보다는 ‘발전’에 맞추어져 있고 수도권을 동북아 다른 경제권과 경쟁하는 지역단위로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대기업 공장설립제한 같은 수도권 규제가 대폭 풀려 기업들의 수도권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강원도의 투자유치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역경제의 타격은 물론,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더욱 심각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에서 강원도에 제시한 공약은 동계올림픽 재도전, 교통인프라 확충, 관광벨트 조성, 건강·생태·모험 레포츠단지 신설, 의료산업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고, 강원도가 인수위에 제시한 현안과제도 이와 비슷한 개발중심의 의제라고 지적했다.

    ○  대응방안

  진보신당이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과정은 동시에 과거의 민주노동당의 이미지를 벗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갖춘 정당’, ‘도민에게 감동을 주는 유능한 정치인의 육성’, ‘정규직을 넘어서서 노동자와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강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쟁점화와 논쟁을 통해 도민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도내 진보진영이 선도하는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이명박 정부의 개발독재적 환경파괴로 환경생태의제와 농업의제가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인데, 이러한 의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서 생태적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농업과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풀뿌리 공동체 사업에 주력해 지역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 진보신당 강원도 지역모임 중심의 다양한 지역운동 및 실험적 활동의 전개가 필요하다.

  다섯째,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지역 진보진영 전체를 포과하는 ‘진보적 강원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 이러한 비전을 도민들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 실현가능한 정책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끝으로, 진보신당 강원도당은 이러한 전체적인 활동과정에서 대중적인 정치지도자를 육성해야 하고, 이 성과들이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획된 틀을 제시해야 한다.

작성일 : 2008-03-14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