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 기마봉 정동진역에서 남쪽 정동천을 건너자마자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산임에도 그동안 괘방산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산이다. 기마봉도 괘방산 등산로가 개설된 시기인 98년 말 정동진지역번영회와 정동2리 청년회가 7번 국도가 넘는 밤재(약 280m)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개설했다. 주민들이 '말탄봉'으로도 부르는 기마봉은 이웃하고 있는 괘방산 자락에 있는 낙가사 같은 유명사찰은 없으나 괘방산은 정상 통신철탑 때문에 정상을 밟지 못하는 반면 기마봉은 정상이 헬기장으로만 되어 있어 정동으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즐기는 명소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여름 피서철에는 발아래 펼쳐저있는 정동진해수욕장이나 옥계해수욕장, 등명해수욕장에서 해수욕도 즐기며 기마봉에 올라 삼림욕도 겸할 수 있어 해돋이, 해수욕,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겨울바다여행겸 산행맛을 볼 수가 있다.

기마봉은 옥계면 금진리와 강동면 산성우 2리 사이에 있는 383m 높이의 봉우리다. 신라시대의 옥랑(玉랑)낭자와 윤복(尹福)의 사랑 전설이 깃든 기마봉이다. 당시에는 우곡현(羽谿縣)이라 불리웠던 옥계면에는 건강하고 잘생긴 윤복(尹福)이란 청년이 있었다. 30 세가 넘도록 배필을 정하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무렵 고구려와 신라는 밀고 밀리는 치열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었는데 청년 윤복이는 옥랑이란 낭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 청년도 편안히 생업에만 전념할 수 없게 되어 전쟁터에 나가게 된다. 옥랑은 그날부터 뒷산에 제단을 만들고 떠나간 윤복의 무사 귀환을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속에 수염이 하얀 산신령이 나타나 말 한 필을 주면서 빨리 밤재로 가서 윤복이를 구하라는 것이었다. 꿈속에서 깨어난 그녀는 단숨에 밤재로 달려갔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윤복을 발견하게 된다. 윤복이는 전쟁터에서 다리를 다친 채 무리하게 먼길을 달려 왔고 고향 뒷산에 이르자 긴장이 풀리면서 기진 맥진, 넋을 잃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감격스러운 만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윤복이는 하루만에 죽고 만다. 슬픔에 잠긴 옥랑이도 3일 후 윤복이가 쓰러졌던 산에 올라가 죽고 만다. 마을 사람들은 두 남녀의 죽음을 애도하여 그녀가 기도하던 산을 기마봉(騎馬峰)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기마봉 산오름은 자가용을 이용할 때에는 대개 밤재에서 시작하여 조각공원을 지나 정동지으로 내려 간 후 택시를 이용 밤재로 돌아간다. 기차편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에는 정동진역에서 정동진고각공원길을 따라 산으로 오나 교통편과 시간을 계산하여 택시나 버스를 이용 밤재에서 산오름을 시작하여 정동진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택할 수도 있다. 7번국도를 지나는 버스는 1시간 간격이고 7번국도를 지나는 택시가 드물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동해고속도로 옥계나들목으로 나와 7번국도를 따라 강릉쪽으로 따라가면 휴게소와 주유소가 있는 밤재고개가 나온다. 밤재 휴게소 뒤쪽(동쪽)으로 올라가면 강동면 정동진2리 조각공원쪽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고, 휴게소 앞 7번 국도를 넘어 피래산으로 가는 등산로도 있다. 밤재에서 동쪽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면 곧이어 왼쪽으로 송신철탑이 나타난다. 이어 4~5분 오르면 소나무 아래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임도를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임도가 끝나고숲속 능선길로 이어진다.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15분 오르면 노송군락 아래 잡석들이 널려있는 급경사길이 나타난다. 기마봉의 유일한 깔딱고개인 급경사길을 따라 4~5분 오르면 기마봉 정상이다. 20여 평 넓이 헬기장인 정상에서의 압권은 동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금진리 해안가와 끝없이 펼쳐지는 동해바다 풍광이다. 일출시각에 맞춰 이곳에 도착하면 장엄한 해돋이를 즐길 수 있다. 기마봉 정상에서 조각공원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로 시작된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서로 어우러진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강동면 심곡리와 산성우2리를 넘나드는 고개에 이르게 된다. 계속하여 펼쳐지는 참나무 숲 사이로 오르막을 넘으면 산봉우리가 나온다. 봉우리 정상은 노송이 햇볕을 가려 주어 한숨 쉬어가기 좋다. 297m봉에서 북으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길은 정동초등학교 앞으로 이어진다.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무덤이 있는 안부로 내려선 다음, 7~8분 올라가면 케언이 있는 외솔봉 꼭대기를 밟는다. 동쪽능선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삼거리가 나오고 삼거리에서 길이 더렸한 왼쪽길로 접어들어 내려서면 선박처럼 만든 건물이 보이는 헌화로 해안도로를 밟는다. 밤재에서 헌화로 해안돌까지 6.5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

▲ 기마봉 정상



▲ 기마봉에서 바라본 석병산과 만덕봉(줌)

작성일 : 2008-09-16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