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나가다 님께.

춘천시 당원협의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책임이 있는 분이 이런 넋두리를 했다는 것, 남이 볼까 참 민망하고, 우리만 본다고 해도 매우 허탈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넋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심각한 명예훼손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실정법상 명예훼손죄를 한번 살펴보죠.

명예훼손죄란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적시(摘示)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형법 307조)'입니다.

여기서 '공연히'라 함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훼손'이라 함은 반드시 현실로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상태를 발생시킴으로써 족한 것(통설·판례)입니다.

또한 실정법상 명예훼손죄는 단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고,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는 범죄입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의 의사표시 없이도 공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소·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와 구별됩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그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습니다(형법 310·312조).

명예훼손죄 관련 현행 법률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허성민 의장의 행위는 일반 사회에서도 이 정도의 처벌 규정을 갖고 있는 '일종의 범죄'에 가깝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또한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문제해결을 도모함에 있어 실정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말씀드리는 겁니다.
 
실정법은 참고 자료일 뿐이지만, 실정법의 잣대를 이번 사건에 적용해 본다면,
허성민 의장은 명예훼손죄에 상당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허성민 의장이 윗글에 적시한 내용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는 차치하더라도,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기에(분명 K모 당원, Y모 당원은 상당히 명예가 훼손된 것으로 보임.),
그리고 '적시한 사실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당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허성민 의장의 행위는 명예훼손죄에 상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허성민 의장의 이번 글은 '표현의 자유'의 수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분명, 심각한 명예훼손입니다.

그러나 실정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 강원당원 님께.

강원당원 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처음엔 참 황당했지만 '적당히 잘 해결하고 넘어가면 될 사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 고민을 더 하다 보니 님이 날카롭게 지적하신 것처럼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강원당원 님께서는 당기위원회를 언급하셨습니다.("허성민의장에 대한 당기위원회의 회부가 불가피한 내용이고").

그러나 중앙당 당기위원회를 통한 문제해결방식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춘천시 당원협의회의 자체적인 해결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그때 가서 도당 혹은 중앙당 당기위원회 차원을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주제넘은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징계보다는 상호간의 소통과 반성이 낫습니다.
물론 피해자가 징계를 요구하거나 다수 당원들이 징계를 요구한다면, 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는 '지역조직 자치'의 이념을 최대한 구현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해당행위, 혹은 이에 준하는 행위가 발생했을 때마다 이를 당기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다소 '관료주의적'인 느낌을 줍니다. (저는 당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패러다임의 전환-'지역조직 자치'를 기본으로 하는 당 조직 운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지역조직 자체적으로 충실한 진상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당기위원회 회부는 '명예가 훼손된 당사자들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님 말씀대로 조사를 통해 혹, K모 당원 또는 Y모 당원의 해당행위가 드러난다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허성민 의장은 지역 당원들에게 제대로 된 공개사과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올린 글은 공개사과문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됩니다.)
 
일단은, 최대한 춘천시 당협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춘천시 당협 차원에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강원당원 님께서는 K모 당원과 관련하여 "타 단체 대표에게 저런식으로 얘기했다면 넓은 의미의 해당행위입니다. 그리고 계속적인 문제 제기를 허성민 당의장이 했다면 업무진행의 중차대한 결례 내지는 업무의 월권이 있는 상황으로 판단되므로 춘천당협이나 도당차원의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론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일단은 진상조사가 우선이라고 봅니다.  K모 당원은 "타 단체 대표에게 저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허성민 씨"라는 표현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 자체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바 "결례"가 '에티켓 부족'일지는 몰라도 해당행위나 월권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의장님"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사업 준비 과정에서 의장을 "000 씨"라고 표현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호칭 자체는 우리 당의 관례나 통념에 비추어 봤을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허성민 의장의 글은 '진실이냐 허위냐'를 떠나 그 자체로 분명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로 치자면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것이죠.)

강원당원 님과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님의 글을 읽고 많은 것을 배웠고,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지금의 이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작성일 : 2009-02-03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