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산, 평창동계올림픽 딴죽걸지 마라
     
 (  2008-8-4 기사 )
 

주간동아는 지난 1일 부산시가 하계올림픽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3수 도전을 저지하기 위한 내부 보고서와 PR 기획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강원도민들은 이 보도를 접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즉, 부산시가 평창올림픽 유치 저지를 위한 십자포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목에 큰 실망을 느꼈다. 특히 기획안은 무모한 도전은 국가적 낭비와 국제적 신인도까지 떨어뜨린다고 했다.

부산시의 이번 내부 보고서를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라고 믿는다. 부산시민의 의지를 결집해 역량을 내외에 과시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방법이 ‘십자포화 식, 국가적 낭비’ 등 자극적이고 과격한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부산의 이 내부 보고서가 지난 수년간 국제스포츠계에 쌓아올린 한국 체육의 위상을 깎아 내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부산시 내부 보고서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결국 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국내에서 자치단체끼리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평창이라는 소도시 이름을 걸고 올림픽을 유치하기엔 곤란하다는 표현도 도민의 정서를 자극하기는 마찬가지다.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강원도민의 꿈이었고 국민의 꿈이었다. 세계지도에 올라 있는 평창을 소도시로 폄하하는 것은 강원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부산시가 하계올림픽 유치를 열망하고 있다면 상식과 원칙에 입각해 수순을 밟아 가면 된다. 자칫 이 문제가 지역감정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국내후보지 선정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해야 할 몫이다. 지역감정까지 가세한 살벌한 경쟁이 연출되어서는 서로 간 득 될 것이 없다. 부산시는 주간동아의 보도 내용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논란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작성일 : 2008-08-04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