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이 상점에서 유통판매 일시 금지 식품들을 수거, 봉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각종 음식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계속돼 왔지만 국민 사이에 ‘사람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 때부터였다.

이는 촛불시위로 이어져 올 상반기 내내 국내 정국을 뒤흔든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멜라민 사태로 또다시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여부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품목들을 지역주민들이 우선적으로 소비하도록 하자’는 의미의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일보사는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 도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다양한 로컬푸드 운동과 해외 및 타 시·도의 모범 사례 발굴 등을 7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안전한 밥상 위협 요소 '멜라민 등 화학물질' 34.7%
88.8% “지역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 구매하겠다”
학교급식 재료 선택 기준 ‘지역산인지 여부’ 23.7%

이번 도민 의식조사에서는 먹을거리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으며 친환경농산물의 구매의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하는 먹거리의 안전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6%가 ‘안전하지 않다(안전하지 않은 편이다 44.2%, 전혀 안전하지 않다 8.4%)’고 답변했다.

‘그저 그렇다’(38.2%)는 답변까지 제외하면 먹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주민은 10명 중 1명(9.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전한 밥상을 위협하는 식품위협요소로 ‘멜라민 등이 포함된 화학물질’이라고 생각하는 주민이 34.7%로 가장 많은 것은 최근 멜라민 파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약 및 화학비료(19.7%)’, ‘수입식품(18.0%)’, ‘유전자 조작식품(15.8%)’이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고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올 상반기 뜨거운 논란이 됐던 ‘광우병’을 위협요소로 꼽은 주민은 예상보다 적은 11.5%로 집계됐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61%가 ‘없다’고 대답해 아직까지 안전성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훨씬 많았다.

광우병 파동 이후 정부가 약속한 원산지표시제와 관련, 음식점 등에서 원산지 표시를 본 적이 없다는 경우가 32.8%로 조사된데다 ‘원산지표시제가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주민들이 무려 44.4%(잘 이행되고 있지 않다 40.2%, 매우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4.2%)나 돼 원산지표시제에 대한 불신도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저 그렇다’가 36.2%, ‘잘 이행되고 있다(잘 이행되고 있다 17.8%, 매우 잘 이행되고 있다 1.6%)’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중에 나도는 먹을거리와 원산지 표시에 대한 믿음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실제로 주민들은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있다’고 답변한 경우가 88.8%나 돼 지역 생산자단체나 생활협동조합 등과 연계된 친환경농산물 판매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도내 지역 생활협동조합에 가입신청이 늘고 있는 사례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급식에 대해서도 33.1%가 식재료를 선택할 때 ‘국내산 농산물인지 여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했고 25.8%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인지 여부’, 23.7%가 ‘친환경농산물인지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민들은 답변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학교급식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급식재료로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81.2%(매우 긍정적이다 22.8%, 긍정적이다 58.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부모 및 시민단체들에서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를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자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멜라민과 관련해서는 37.6%가 ‘과자나 커피 등 멜라민이 들어있는 음식물을 먹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고 이에 대한 원인은 ‘정부의 사전 대처 미흡(4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우영균(국제친환경유기농센터장)상지대 교수는 “이번 조사는 도민들이 전체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심각하게 느끼면서 친환경농산물을 일정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로컬푸드 운동이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와 사업을 제대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병욱·허남윤·차경진기자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강원리서치에 의뢰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도에서 제공하는 2007년 주민등록인구 통계자료를 이용, 18개 시·군별 인구비례에 따른 비례층화표출로 500표본(남자 244명, 여자 256명)을 추출했으며 설문지에 의한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서 ±4.9%이다.

출처 : 강원일보 ( 2008-10-9 기사 )

작성일 : 2008-10-09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