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당사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른 특수임무수행자회의 행동을 극우단체의 '백색테러'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는 2일 새벽 피해자 이 모(45)씨가 입원해 있는 여의도의 한 병원에서 가진 CBS와의 인터뷰에서 "공당에 대한 백색테러가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상황이 너무도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폭력을 휘두른 자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 안보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이다"며 "이 사태는 이명박 정권의 촛불민심에 대한 강경진압 입장이 천명된 이후 그 연장선상에서 자행된 백색 테러"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어 "진보신당은 당의 명운을 걸고 이 사태에 대해서 끝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며 이 땅에 언론의 자유와 표현, 결사의 자유를 위해 진보신당은 모든 것을 걸고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보신당 사무실에 난입해 폭력을 휘두른 남성 5명 가운데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사무총장이 포함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진보신당 당사에 무단 침입해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5명을 붙잡아 밤샘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1일 밤 10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 사무실에 난입해 당 현판을 부수고 당직자 이 모(44)씨 등 진보신당 당원 5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5명 중 한 명은 경찰 조사결과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사무총장인 오 모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안보특위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한 인물이기도 하다.

폭행당한 두 사람 가운데 이 씨는 목과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당원들은 부상이 경미해 영등포 경찰서로 이동해 경찰 조사를 받았따.

폭행당한 이 씨는 "여성당원들이 폭행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달려갔더니 특수임무수행자회원들이 여성 당원들을 둘러싸고 있었다"며 "도망가려는 특수임무수행자회원을 저지하려다 이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씨는 이어 "같은 당원인 김 모(30)씨도 이들을 말리다가 특수임무수행자회원에게 머리를 잡힌 채 구둣발로 얼굴을 폭행당해 얼굴 부위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들은 또 난입 소식을 듣고 찾아온 진중권 교수를 보고 경찰이 옆에 서 있는 상황에서 진 교수의 어깨와 얼굴을 폭행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진보신당 관계자는 "여성 간부들이 남아 회의를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아래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 내려가보니 괴한들이 현판을 부수고 있었다"며 "이들 중 한 명은 분명히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진보신당 목격자는 "갑자기 남성 5명이 당사로 들이닥쳐 '빨갱이 XX들 다 죽여버리겠다'며 당 간판을 부수고 당직자를 10여 분 동안 폭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공동대표 이덕우 변호사는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난입 전 이들이 타고온 봉고차의 유리를 부순 뒤 난동을 부리고 나서는 정작 진보신당측의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며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여의도지구대로 연행된 뒤에도 조사를 하던 경찰 형사과장을 상대로 욕설을 퍼붓고 영등포경찰서에서는 취재를 나온 모 방송사 기자에게 의자를 던지려고 위협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한편 이 와중에 경찰의 초기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진보신당 관계자는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진 교수가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로부터 뺨을 맞았다"며 경찰의 초기대응이 허술했음을 지적했다.

영등포경찰서에서 만난 또 다른 진보신당 폭행 피해자는 "영등포서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계속 위협을 받아 경찰에게 격리를 요청했지만 '괜찮다'는 말만 계속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덕우 변호사는 "지난달 10일 촛불집회에서도 진보신당 당원의 코뼈를 부러뜨린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이 그대로 풀려났다"며 "이번에는 어떻게 수사할지 경찰 수사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wicke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