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지난 4월 29일 장애인 생존권쟁취 전국 총력결의대회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으면 기사 형식으로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일이 있어서 도중에 빠지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세잎클로버를 찾는 재활둥이들'이란 까페를
소통공간으로 삼고 있는데
거기서 그 날의 모습을 잘 묘사한 글을 발견하였습니다.

글쓴이의 양해와 사진 찍은 신 이병훈 조직팀장의 양해를 얻어
이 곳에 퍼서 올립니다.

참고로 글은 제가 단락만 나누었을 뿐입니다.
한번씩 읽어보시압.

아, 그리고 지역의 소식을 보도기사 형식이라든가,
이번처럼 괜찮은 글을 글쓴이의 양해를 얻어 퍼다 나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강원지역의 소식을 알 수 있고,
강원지역의 소식을 보러 다른 사람들도 들어올 것이고,
그 참에 우리의 주장이 실린 칼럼도 싣고...

각 지역의 당원 여러분,
통신원이 되어 보심이 어떨지요?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원주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글쓴이: 형래영래박혜영
조회수 : 21 08.04.30 00:17
http://cafe.daum.net/seekfor3clover

정신없이 형래를 어린이집 소풍 버스에 태워 보내고 시청에 갔더랬습니다.

벌써 나와 계신 엄마들과 잠시 수다 떨고, 집회 일정을 전해들었어요.
여기저기서 빌려 온 바리깡 5개, 삭발할 때 두를 흰 천, 마로맘 모자 등을 준비하고
원주역으로 갔습니다.

이미 도착한 장애인들과 다른 지역에서 온 장애인들, 여러 연대 단체들,
세클을 포함한 여러 부모님들 해서 어림잡아 130~140명 정도의 인원이었습니다.

2시를 조금 넘기면서 정렬을 하고, 묵념을 시작으로 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참석한 연대 단체들의 소개와 함께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서울, 경기, 강원도 전국 에서 찾아주셨습니다.)
연대단체와 다른 지역에서 앞서 시청을 상대로 협상안을 이끌어 낸 장애인들의 '격려의 말'이 있었어요.
대구에서 온 분은 작년 5월부터 40일 넘게 농성을 해서 요구를 관철시켰다면서 힘 내라고 해주시고요.

문화제를 하고,

원주 장애인들의 투쟁사가 이어졌고,

재현맘께서 부모 대표로 씩씩하게 한말씀 하셔서 세클 회원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KBS와 MBC카메라가 왔었구요.(방송 봤는데 KBS가 조금 더 길게 나오네요.)

원주역을 출발해서 중앙동 방향으로 경찰들과 함께 행진을 시작했어요.
룡룡엄마가 편지를 읽으러 오셔서 저랑 룡룡엄마랑 휠체어 하나씩을 밀면서 걸어갔어요.
우리의 당사자(?)분들은 4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셨는데요,
해룡, 수룡, 재혁, 상원이었습니다. 참석시키느라 엄마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하상가 사거리에서 대열을 가다듬고, 휠체어로 원을 둘러치고,
삭발할 사람들은 의자에 앉고, 흰천을 두르고,
사다리를 어깨에 쓰고, 쇠사슬로 사다리와 몸을 연결하고서야...
삭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삭발 동안 룡룡맘이 '공대위방'에 올린 글을 읽고,
김용섭 상임대표가 장애인의 글을 읽고,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물이 얼어가는 방에서 누워있는 모습이 너무 맘 아팠다고...)
또 룡룡맘이 '수다방'의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을 읽었어요.

캠코더와 사진으로 삭발 모습을 찍었고,
글을 읽는 분이나 듣는 분이나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특히 부모들이 많이 우셨고요.
저도 처음에는 교차로 한가운데를 막은 것이 많이 신경 쓰였는데,
삭발이 진행되자 교통 흐름 따위는 더이상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거기까지 보고 룡룡이들을 차에 데려다 주었어요.
휠체어를 처음 밀어 보았는데 길이 좁고, 울퉁불퉁해서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인도에서 휠체어 타기가 이렇게 힘이 드니 차도로 내려올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요.

룡룡이는 시청에 들렀다가 행진이 길어지자 먼저 가셨고요(고생하셨습니다.)

외롭게 시청을 지키던 세클도 세클아빠가 시청에 출동나오셔서 집으로 가셨고요.
행진은 남부시장에서 해산했다고 전해듣고 애들이랑 시청으로 향했어요.

이미 장애인과 전경은 대치중이었고,
전경버스 5대가 정문을 막고 2대가 추가로 더 배치됐고,
시의회로 들어가는 진입로도 견인차로 꼭꼭 막은 상태였습니다.

시청 공무원들도 공원 가장자리로 나와 있었구요.
한동안 몸싸움이 계속되다가 시청 농성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뉴스에서는 장애인 한분이 휠체어에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는데,
그외 다른 사고는 없었던것 같구요.
전동 휠체어가 조금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농성장은 우리의 활동보조 아저씨께서 지키고 계셨고요,
남은 밥과 국이랑 김밥으로 급한 허기를 달랬습니다.
전기랑 건물 밖 수도를 막아놔서 항의해서 연결했고,
밥먹는 중에 현관 조명이 꺼져서 야유하자 켜주었습니다.

모두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을 쓸어 내리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집회가 끝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마로맘 어머니께서 속 많이 상하실텐데...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 그리고 맘 졸이며 소식 기다리셨던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이 모두 모여서 오늘의 집회가 무사히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푹 쉬세요...

삭발결의자 :

 최은영 (원주장애인공대위 집행위원장. 장애아 부모)
 이병훈 (원주장애인공대위 조직위원장. 장애인)
 신오균 (원주장애인공대위 회원. 장애인)
 조영일 (원주장애인공대위 회원. 장애인)
 이창열 (원주장애인공대위 회원. 목사)
 

작성일 : 2008-05-01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