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살림 직거래에 참여해주신
당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이글을 올립니다.

여느 농촌처럼 춘천 지역 농촌도

시골에는 늙으신 농부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고,

친환경 농가 수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이고

대부분 관행농업을 주로 하며

출하기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농산물을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내는

상업농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업농 체계는 출하기 가격이 폭락 때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고스란히 소농들이 감수해야하는

시장가치만 남아있는 비인간적인 시스템입니다.

또 여느 도시 아이들처럼 춘천의 아이들도

모발 검사를 해보면 해보나마나 절반이상

중금속 수치 함유량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렇게 먹을거리가 아이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상태에서

제도적인 지역 친환경 학교급식의 중요성은 매우 크건만

시의 친환경 급식에 대한 절실함이 없는 상태에서

예산지원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바로 지역 농업의 쇠퇴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의 건강은 지역의 농업환경과도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타결해보고자

춘천생협은 10여 년 동안 지역 생협으로 힘이 닿는데 까지

직거래 장터, 수매자금 마련하기, 가을 김장시장,

산지 마을 교류등 지역 생협의 본정신을 잃지 않고 애써왔는데

우리의 미약한 힘은 지역의 농촌을 살려내기는커녕

생협 생산자 살림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1천여 조합원이 있지만

생산자마을과 농가에 회비를 내고

정규적으로 직거래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매장 중심의 구매로 한정되었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2.

이러한 고민의 화답은 

지역에 여러 시민단체와 대학에서 왔습니다.

상업농을 사회적 농업으로,

화학농업에서 친환경 생태적 농업으로

지역 소농을 지키는

춘천 친환경 농산물 유통 사업단을 만들자고요.

그리하여 유통사업단 ‘봄내살림’은 사회적 일자리로 선정되어

20여분이 생산과 유통, 홍보에 전담하고

현재 100여 가구가 월 6만원의 정액회비를 내는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습니다.

‘봄내살림’은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당일 산지에서 직배송하는,

그리고 생산자 농민 분들의 땀의 가치를 후려치지 않고

정상적인 노동의 대가를 회비제로 지불하는

‘착한 지역소비 운동’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함께’ 라는 삶의 정신이

춘천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매개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월회비제 직거래는 농산물 출하기, 가을 추수 때나

목돈을 만지는 불안전한 농가소득체계에서

비록 작지만 생산자에게 매월 일정액의

안정적인 소득원이 될 것입니다.

봄내살림에 참여하는 농가가 현재

미나리, 버섯, 유정란, 잡곡, 과일, 채소 등 생산농가들인데

생산량과 품목가지 수도 늘어날 것입니다.

또 이러한 여러 생산농가의 참여뿐만 아니라

반찬은 조합원들이 출자해서 만든 반찬가게에서,

콩나물도 가격을 조정하여 가능하면

지역 노인 분들이 하시는 일터에서 나오는 방식으로

여러 단위가 유기적인 결합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직거래 회원들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때는

화학농업을 해왔던 농가에서도 생명 농업으로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소비자는 얼굴을 마주하는 직거래이기에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기름을 태우며 오는  먼 거리 수송이 아니라

바로  가까운 농촌에서 당일 아침에 농장에서 작업하여

포장도 비닐도 아닌 볏짚으로 묶어오는

신선한 얼갈이배추 등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식품안전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직거래 시스템이 형성되어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만 곳 이상이

일본은 1000 곳 이상의 1600만 소비자가

‘봄내살림’과 비슷한 방법으로 직거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3.

식품안전문제 뿐만 아니라

석유 생산이 정점을 넘어가고 있는데

지역 농부를 지켜내는 것은 사활적인 문제입니다.

10-20년 뒤면 시골을 지키고 있는 노인 분들이

돌아가시면 농업인구는 2-3%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식량 자급률이 현재 25%인데

개방으로 다시 밀려들어올 때

(유전자 조작된 쌀까지 포함해서)

걷잡을 수없는 처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생태학자들은 솔직히 말하고 있습니다.

대외 의존율이 80% 이상인 우리나라가

에너지 위기까지 겹쳐 올 때

북한의 수백만 굶주려 죽은 참사보다

더 심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식량의 자급도만 비교하면 북한이 더 높다고 합니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깨어 있는 소비는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역도 살리고,

온생명도 살릴 것입니다.

일반 조합원은 생협매장에서

직거래 취지를 이해하시는 조합원과 시민들은 봄내살림에서,

이러한 두 축으로 굴러가면

우리의 작고 소박한 실천은 춘천이 생태적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상품가치가 땀의 가치를  극단적으로 왜곡하는 세상에서

일의 가치가 제대로 서는 계기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봄내살림 직거래 ‘생명 밥상’에 많이 참여 해주시고

주위 분들께 널리 알려주시어

그야말로 생명이 꽃피는 지역 춘천이 되면 좋겠습니다.

작성일 : 2009-05-10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