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아저씨 넘 과격한거 같아요 ㅎㅎㅎ

신당에 관심많은 사람입니다. 지나가다 이글을 보고 댓글하나 남깁니다. 영화다운받아서 개인적으로 감상하는거까지야 뭐라 못하겠지만 여러경로로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을 굳이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다운받아봤다 내지는 다운받아보자고 이야기하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마이클무어가 수시로 자기영화 볼수 없는 사람들은 다운받아서라도 보라고 하지만 결코 마이클무어가 그것과 관련된 법적 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엄연히 배급사가 있구요. 상업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지역을 위한 공동체상영방식의 활동도 있습니다. 구속이나 벌금 나오면 잡혀가고, 벌금냅시다라고 하시는데 그돈으로 그냥 지역에서 공동체상영 조직하시는게 훨씬 나을듯하네요. 네이버에서 식코 검색만해도 바로 공식블로그 뜨고, 그곳에 다 설명되어있거든요. 하여튼 지나가다 눈에 거슬리는 글이 있어 댓글답니다.

선생님의 주장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여기던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고 눈치를 봐야하는 '공당'이 된 듯 해 이런 관심이 불편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데, 그러나 이제는 행동 하나하나 조심해야 한다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는데, 제가 살면서 제대로 했던 선택이 거의 없는데, 그 중 아주 안 좋은 선택 중에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무슨 평등한 세상의 실현이니 하며 선택했는데, 머리가 안 따라 주니까 애꿎은 경제학 원론만 탓하게 되더군요. 가슴도 이제는 냉가슴이고^^. 미시경제학 수업 때 과제가 있었는데, '카피레프트(저작권 공유)‘ 주의자들 주장 그대로 실었다가 C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머리도 안 따라 줬지만 주류경제학에 대한 편견 때문에 내용이해는 고사하고 ‘나쁜 학문’이라고 무시하면서 ‘단순 정의로운’ 좌파들 주장만 따라 갔으니까요. 뭐든 생산하면 비용이 따르기 마련인데, 생산자들 수고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서 만족을 누리려고 하는 것은 ‘자본가 심보(?)’라고 불 수 있을 겁니다. 민중가요도 제대로 생산, 유통이 안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작권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네요. 가수들이나 제작자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잘 안 팔리기도 하지만 돈도 안 내고 이용하니까 말이죠. 제 기억으로는 카피레프트측 주장 중에 하나는 인터넷에서 생산되는 디지털 생산물들이 속성 그 자체로 무한 복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법 다운로드 자체도 막기 힘들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무한복사에 따르는 추가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원본 생산비용만으로 엄청난 이윤을 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원본생산에 대한 가치를 판매된 양 그 자체라고, 그게 시장의 평가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 이윤의 마지노선이 되는 판매량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20%라고 봤던 것 같은데, 그 20%가 어떤 기준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어쨌든 무한복사가 가능하고 추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면, 가격설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합니다. 게다가 불법 다운로드를 막는 게 기술상으로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임승차도 가능한 것이 현실이고요. 상품이 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어쩌다가 이런 긴 얘기를 썼는지 모르겠는데, 다운로드 하는 사람만 탓하기도 어렵지 않나 싶네요. 전 현실적으로 상업적 목적이 아니고 감독 스스로 ‘공유’관점이 있다면 디지털 매체 속성 상 양해되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게다가 다른 영화와 달리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그런 부분이 더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많이 파는 게 목적이 아닌 많은 사람이 보는 것...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작에 비용이 들어간 이상,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근데, 좀 싸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이윤을 얻으면 그거 제작비용 생각하면 엄청난 차익이 아닐까 싶은데...

길게, 그리고 어려운 듯한 글 잘 읽었습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불법다운로드를 막을 수 없다고 해서 불법다운로드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쓴 글의 요지는 불법다운로드가 아닙니다.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보는것 자체도 그리 좋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굳이 그렇게라도 해서 볼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냥 집에서 혼자보면 될거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불법다운로드는 카피레프트와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소스공유 혹은 코드공개 또한 저작권자의 의도에 따라 설정되는 것이라 보구요. 제가 합리적이라 보는 참세상에서 실천중인 정보공유라이센스의 각 버전별 내용도 그런것이 아닌가 합니다. 굳이 "불법"이라는 글자가 붙는 다운로드의 방식을 이용해서까지 "정당"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영화를 봐야하는가하는 것이 제 의문의 중심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뭐 벌금낼 각오까지 되어있으시다니 같이 다운로드해서 보시고, 벌금내시면 되겠지요. 하지만 제가 서로 불편할 수도 있는 이런 댓글을 달았던건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거고, 영화한편 따위에 벌금내지 않으셨으면 해서입니다. 그리고 이런 글들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져 신당이 챙피떠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말투가 건방졌다면 사과드리구요. 이해부탁드립니다.

진보신당에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그 관심을 왜 이런 식의 어투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지 이해가 안가네요. 님이나 진보신당이나 동네북이 아니지 않습니까? 요점이 ‘불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님은 단지 ‘불법’ 그 자체에 무게를 두는 것 같은데, ‘무엇’에 대한 불법인가에 따라 그 불법은 그냥 ‘불법’과 다른 것입니다. ‘왜 정당에 있는 사람들이 불법을 저질러’라고 예기하면 그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불법다운로드는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가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 확인해 보십시오. 카피레프트와 관련 있습니다. 카피라이트는 창작자에 대한 보상과 창작의 유인을 위해서 창작물의 소유권인 저작권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보고, 인터넷이 표방하는 공유성을 표방하는 카피레프트는 정보는 공유돼야 하는 것이기에 시장에서 창작자에게 막대한 이윤을 보장하는 독점권을 주는 방식으로 정보가 유통되면 정보불평등 등 공유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창작자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서 생산을 하자고 주장하고 또, 디지털 생산물 자체가 무제한 복사가 가능해서 공유에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어떤 제도에 따라 불법이 될 수 있고 합법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근데, 현재 대한민국 법이 이걸 불법으로 하고 있지요? 그리고 적지 않는 사람들이 영화를 불법다운로드 해서 보는 현실이지만, 우리들의 행동은 어떤 분들에게는 창피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겠죠? 근데, 우리는 이 영화를 현재 볼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좋은 여건이 아닙니다. 돈이 안 되는 것인지 춘천에서는 상영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우리 목적 중에는 이 영화에 대한 공식적인 상영회를 가질 지에 대한 계획이 이 영화를 보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전에 평가를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빔프로젝트도 돌려줘야 하는 시점에 있고요. 우리는 이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해서 볼 지 말 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법 다운로드 해서 봤을 경우, 배급사에서 소송을 걸면 나름의 명분으로 설득을 해 볼 것이니 우리가 책임지면 되겠지요? 우리의 목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계획하는 공식적인 상영회에 참석하는 것이니까요. 배급사는 오히려 더 이익을 볼 것이기에 만일의 경우 우리의 행동은 이해가능하지 않을까요? 위 글을 쓰신 분은 불법 다운로드를 조장하는 뜻으로 글을 쓴 게 아닐 겁니다. 이 분의 핵심은 현재의 건강보험을 미국식 의료체계로 전환하려는 현 정권의 의도를 이 영화를 통해두루 일반 사람들과 함께 이해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해서 대응방안을 만들자는 뜻이 이 분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물론 님이나 나나 본질을 벗어난 것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불법 다운로드를 정당화할 뜻이 없습니다. 카피레프트나 카피라이트나 동의할 지점들이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근데, 정당이 좋은 뜻으로 일을 하면서 그 과정도 보기 좋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의 의도를 한 번 쯤 살펴보았으면 이렇게 거칠게 문제제기는 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우리도 좀 더 진지하게 문제제기를 받아들일 것이고요. 이런 식의 문제제기는 님이 말한 대로 서로 불편합니다.

예전 우리학교 상영회의 경우 20명이 넘으면 공동체상영회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동체상영회는 영화를 보고 토론하며 식코라는 영화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해야하는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영화가 극장을 통해 개봉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 문제로 인하여 앞으로 어떤 배급사도 이런 영화를 극장에 다시는 걸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공동체상영회를 계속해서 조직해내고 식코라는 영화 한 편이 노동자서민의 공공의료를 지켜낼수 있는 주요한 매개체가 된다면 우리는 극장개봉 지역 이외의 곳에서 일반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지역상영회를 조직해야 합니다. 불법이냐? 아니냐? 그런 문제보다도 1) 불법으로 보면서 그런 영화들이 일반 시민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아예 차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것인가? 2) 식코보기 운동이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시스템을 지켜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유료공동체상영회와 지역상영회를 조직할 것인가? 이렇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작시스템 자체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영화들은 영화에 관심있는 운동권 몇몇만이 보는 것보다도 일반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것도 우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박광수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90년대 초반, 컴퓨터를 좀 일찍 알았고 카피레프트를 좀 일찍 알았던 시절, 제 필명이 '카피레프또' 였습니다. 허나 요즘은 대가 없는 불법 공유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서 카피레프트라는 필명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공동체상영을 조직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단돈 만원이 걷히든 10만원이 걷히든 마음 가는데로 돈을 걷어서 붙여줍시다. 예전에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공동체 상영을 시도한 적도 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식코 영화의 가격을 우리가 매깁시다. 그것이 카피레프트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카피레프트는 무책임의 공유가 아니라 자율적인 공유입니다.

불법다운로드의 현실과 일반의 관행을 진보신당이 그대로 따르는 게 옳은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몇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여전히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밝힌 대로 그런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뜻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은 우리현실에 비춰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많은 충격과 공감을 얻었고 속히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그러한 문제의식에 공감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을 것입니다. 글 쓴 당원분도 그랬을 것 같고 그래서 다소 과장 섞인 주장을 한 것도 같습니다. 글 쓴 당원분의 의도와 현실을 고려하고, 이와 관련한 어떤 주장들을 비교하면 박광수님의 다소 과도하게 여겨졌던 문제제기에 조금은 이해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쭙잖게 나섰습니다. 다소 과도했다는 것은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또 저는 저대로 당원 분들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에 이런 저런 명분이나 근거들을 긁어모아서 나선 것인데, 잘 난체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제기에 역시 그 잘난 진보 아니랄까봐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좀 질린 느낌이 들게 하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정보통신관련 정책에 대해 이런 논의들이 오갔으면 좋았을 텐데, 작은 것을 너무 크게 부풀려버린, 그렇게 좋지 않은 글쓰기를 한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광수님의 반론이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르겠는데, 편하게 제기해도 될 듯 합니다. 이 곳 문화는 그러한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풍토가 아닐까 싶네요. 논쟁은 이기자고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배우자고 하는 것이니 더 참고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다들 어떤 결론을 얻었든, 그나마 박광수 님의 문제제기로 이와 관련한 다른 분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었고 이제 작은 부분이라도 좀 더 세심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충고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 나올 얘기들이 있을까 싶은데, 저는 그만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광수님을 비롯해 이런 저런 견해를 주신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됐다는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