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년 전 먹고살기 팍팍한 유럽인들은 콜럼버스를 앞세우며

신대륙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들은 지구 곳곳의 전통 토착사회를

초토화시키고 자연생명을 송두리째 거덜내며 약탈한 자원을 바탕으로

수 천 년 이어온 농업사회를 일순간에 상품생산과 소비경제로 바꾸었습니다.

유럽 산업문명의 성장은 지구상 다른 모든 문명과 민족에게 재앙이였으며

공룡 소멸 때의 대멸종보다 더 빠르게

지구 생물종을 급속하게 소멸시켜버렸습니다.

열어서는 안 되는 비극의 석유산업문명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린 것입니다.

유럽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국가복지생활방식을 유지하기위해 ,

세계 인구 4%에 불과하지만 세계부의 20%를 장악한 미국은

무분별한 소비적 생활방식을 지켜내기 위해

구 소련은 사회주의 사회를 지켜내기 위하여

현 중국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두들 콜럼버스 후예가 되어 정신없이 돌고 돌았습니다.

지금도 WTO-FTA라는 이름으로 맹렬한 속도로  돌고 있습니다.

500여년이 지난 지금 석유에너지에 의존하여 성장해온

현대 문명이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온난화의 재앙을 낳고

농부들이 씨를 뿌리고 추수할 땅이 사막화되고 사라지는

삶의 근원자체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작과 투기로 세계시장이란 것 자체가

거대한 거품이 되어버려 경제적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환경문제, 자원고갈, 경제체제의 해체 현상이 보이는 지금

사회주의나 사민주의로 이러한 난제들을 풀 수 있을까요?

삶의 근원적 토대를 무참히 파괴하며  질주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사민주의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현대 문명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서유럽 사민주의 국가복지 사회가 최상이라지만

일시적이지 영구적이지 못 할겁니다.

그들만의 지역적인 것이 될 수 있겠지만 지구 보편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사민주의 옷이 우리에게 맞는가, 맞지 않는가라는 문제가 아니라

보편화될 수 있고 영속적일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중국이나 인도가 서구유럽처럼 간다면, 아니 모든 나라들이 유럽처럼 된다면

지구는 생태적으로 멸망하기 때문입니다.

또 자본경제체제 모순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옷으로 다시 갈아 입는다고 해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경제성장은 불가피하게 국가총동원체제를 요구되고

실업과 빈곤을 전제로 되는 것이기에 국가주도의

구사회주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자본주의의 근본 부조리는 노동자 자본가 모순이 아니라

농업사회를 기반으로 한 삶의 공동체를 깨트려버리고

자연세계의 토대를 파괴해버린 원죄에서 오는 것일 줄 모릅니다.

사회주의 평등사회 실현, 사민주의 국가복지 실현한다는 목적이 숭고해도

자본문명 그 자체는 사람과 세상을 약탈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생명의 가치는 파괴될 수밖에 없고, 공존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민주의나 사회주의가 성장을 통한 국가복지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는 한 오십 보 백보인 것입니다.

산업문명은 불과 500여년입니다.

그전에 모든 사회는 농업사회였습니다.

지금 하찮다고 여기는 농업은 자연과 순환하고

사람끼리 나누는 공생의 삶의 질서를 만들어낸

수 천 년의 인류가 빚어낸 지혜산물입니다.

지구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식물이 생산자로 80%를 차지하여

안정되듯이 인간사회에도 농업과 비농업 비율이 80:20로

안정된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유럽 산업사회는 이 구조를 역삼각형으로

뒤집어 놓아버렸습니다. 외부 식민지와 내부 식민지 착취하여

위태로운 산업문명 바벨탑을 높이높이 쌓아갔습니다.

그러나 돈만 되면 뭐든지 되는 풍요의 시대가 지고 있습니다.

투기의 거품이 넘쳐나 노동가치의 왜곡이 극에 다르고 있습니다.

식량의 위기를 통제할 수 없는 나라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석유생산의 정점을 우려하는 희소성의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제체제의 해체에 견딜 수 있는 자립적 생존이 가능한

공동체 삶의 방식의 급진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인 듯싶습니다.

인간과 사회가 지속가능한 삶은 풀뿌리 생태경제 일뿐입니다.

농업은 순환경제 체제의 유일한 기초입니다.

1차 산업이 중심이 되고

2,3차 산업이 보안되는 사회로 재구성되어야합니다

자본주의적 전 지구적 공업체제는 원래 모습으로

지방 지역 공동체 중심으로 전환해야합니다.  

이것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근대석유문명의 본질을 살펴보고 생명의 가치와 질서에

합당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보자는 것입니다.

농부가 인구의 절반이 넘었던 시절,

완전고용이 저절로 이루어진 사회라고 말하는 

김용택 시인은 그 때의 삶을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일할 때 노는 사람이 없고

굿치고 놀 때 엄마 등에 업혀서 둥개둥개 춤을 추는 아기까지

한 장단으로 각기 다른 몸짓으로 춤추는 세상,

콩 한쪽도 나누어 먹던 세상”을 살았노라고

썩지 않는 쓰레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고

집마당 우물에서 깨끗한 물을 마시며

타율노동이 아니라 자율 일을 했던,

노인복지와 양육이 자연스레 해결된,

마을마다 문화가 살아있고

가난했지만 자생적 복지망이 튼튼했던

예전 우리 조상이 살았던 삶을 앞으로 우리는 살 수 있을까요?

애써서 사민주의 국가복지와 사회주의 혁명을 말하기 전에

우리 ‘조상의 삶’에서, ‘오래된 미래’의 지혜에서

먼저 답을 찾아야할 듯싶습니다.

이것은 그 어떤 혁명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면역체계가 임계치를 넘어서 무너지면 회생할 수 없듯이

삶의 토대가 무너지면 영원히 복원시키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콜럼버스 후예가 아니라 조선 소농의 후예입니다.

작성일 : 2008-08-06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