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에 의한 노동의 분절은 더욱 미세한 단위로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미세한 분절의 단위는 더욱 자본에 포섭되어가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노동의 분절을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대를 부르짖지만 분절단위들간의 이해관계의 간극은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무산계급(노동대중) 증가, 부의 편중으로 인한 사회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분노해 하면서도 무기력한 존재로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재천 선생님의 말씀데로 자본주의 발전은 인민을 더욱 우민화하여 자본은 노동을 대상화로, 정치는 인민을 대상화하는 과정이라 여겨집니다. 결국 더욱더 가벼움이 넘치는 사회, 진정성이 무시되는 사회....사회주의 이행을 위한 동력은 더욱 약화되고 분열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우리는 어떤 대안체제를 추구하는가? 진보신당의 많은 이들은 이 문제를 고민하였고, 과거에는 ‘사회주의’라는 간단한 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했던 사회주의는 바람직한 체제인가? 실현가능한가? 지속가능한가? 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그렇게 간단한 답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린 질문은 실현가능성의 문제였는데 이에 대한 ‘맑스주의자’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는 찾아보기 힘드네요.
한재천 선생님의 문제제기에 대한 저의 소견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선생님은 ‘생산력의 발전’을 전제로 한 사회주의는 (실현가능성의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바람직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것 같습니다.
서민들이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가 낫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서민의 경제적 생활수준을 높이기 때문일 겁니다.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려면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선진자본주의보다 생산력이 높거나 적어도 이에 근접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부유층에 집중된 부를 서민에게로 분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진자본주의보다 생산력이 높은 시스템은 ‘지속가능성’에서 큰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부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우리사회가 현재보다도 더 생산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서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이것은 부유층에게서 많은 부를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 경우 부유층은 강한 반발을 할 것이고, 결국 위의 글에서 말씀드린 ‘이행의 계곡’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결국 서민의 물질적 생활수준을 개선할만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나아가 이행의 계곡 문제를 축소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한 선생님의 문제제기는 상당히 공허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선생님의 답은 도덕적, 생태적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즉 생활양식의 혁신)입니다. 그런데 과연 물질적 생활수준에 목을 메야하는 서민들에게 이러한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을까요?
한선생님께서 추구하는 삶을 높이 평가하고 한선생님의 주장에 부분적으로 동의할지라도, 여전히 한선생님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대안체제 구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 시간이 쫓겨 두서없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더 많이 토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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