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한 추가대책 발표를 시사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물가·고유가 대책 및 공기업 선진화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 추가대책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미분양 사태 해결은 곧 침체된 분양시장 활성화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여서 정부가 예고한 추가대책 발표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 전국서 3번째 등록세 인하 등 1차대책 효과 미미

전매제한기간·대출규제 완화 대응책 전망 … 건설업체 특혜 지적도

■미분양 얼마나 되나

국토해양부 통계상 도내 미분양 주택은 6,200여가구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통계 수치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부실한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은 13만가구로 파악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25만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도내에서도 최소 1만여가구가 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기준 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6,264가구로 전달(6,239가구)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연말에 비해 1,000여가구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는 신규 아파트 시장이 활성화됐다기 보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 실적이 저조한데 따른 것으로 그동안 풀이된다.

더욱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4월 현재 2,555가구로 전혀 줄지않고 있으며 이는 부산과 충남에 이어 세번째다.

■정부 대책 실효성 논란

정 장관은 지난달 11일 발표한 정부의 미분양 해소 대책에 대해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건설업계의 애로사항도 적극 반영해 건설경기가 위축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11일 취.등록세 인하와 양도세 유예기간 연장 등 미분양 1차 대책을 발표했었다.

당시 정부는 전국적으로 미분양물량 13만채 중 2만채 정도가 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동안 결과는 이 같은 기대에 미치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도 이번 정부 대책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미분양 물량을 지자체에 정확하게 신고하고 ‘미분양 확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판매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반응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대외비로 분류되지만 쉽게 믿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분양 추가대책 전망

국토부는 그동안 추가적인 미분양 대책은 없다고 밝혀왔지만 지난 6·11대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조만간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지난주 권도엽 제1차관 주재로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건의사항을 접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들 협회는 △분양가 인하 조건 없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80% 수준으로 상향조정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 △민간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 △기본형 건축비 산정 시 자재가격 현실화 등을 건의한 바 있다.

이 중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전매제한 기간 완화가 유력한 상황이다.

또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대출 규제를 푸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들이 미분양 주택을 사고 싶어도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가 까다롭다보니 계약금과 분양대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분양 사태의 원인이 주택건설업체의 고분양가 책정에 기인한 부분도 있는 만큼 각종 혜택을 동원해 이들 업체들의 경영난을 정부가 해결해 주는 것에 비난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에서는 “주택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음에도 업체들은 여전히 고분양가를 고수하고 있다”며 “그동안 떼돈을 번 건설업체의 일시적인 경영난을 만회해주려고 각종 특혜를 남발하는 것이 실용정부의 기업프렌들리 정책이냐”고 반문했다.

김선덕건설전략연구소장은 김 소장은 “과잉공급으로 촉발된 지방 미분양 아파트 사태는 이미 자체 수요로 해결할 시기를 넘어선 만큼 수도권의 자금이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기업형으로 확대하기 위해 동일지역내 주택으로 제한한 규제를 풀어 전국 단위로 확대 허용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남윤기자  
 (  2008-7-24 기사 )

작성일 : 2008-07-24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