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왕국 MBC의 18부작 수목드라마이야깁니다.
함께 자취하는 대학생 3명의 이야기인데, 편의상 제가 주인공중 하나로 등장합니다. 친구 A, 친구 B, 저 이렇게 3명입니다. 3명은 인생관도 세계관도 가치관도 대략 비슷하고, 현재 형편도 대략 비슷하고 꿈도 대략 비슷한데다 비슷한 정도로 똑똑하거나 비슷한 정도로 멍청합니다. 3중에 2명이 특별히 더 가깝거나 하지도 않고 셋 모두 툭탁거리기도 하며 그럭저럭 잘 지냅니다.

그러다 제2화쯤에서 B가 데이트하러 간 사이에, 제가 A에게 B 험담을 하고 A도 하필 그날따라 낄낄거리며 맞장구칩니다. 그렇다고 저나 A가 특별히 심각하게 B를 문제삼고 있거나 한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B의 험담을 하지만, B를 좋아하고 평생 친구라는 것을 압니다. 약간 찔리지만, 지금 당장은 둘이서 B 험담하기를 즐기는 중입니다.

이때 B가 여자친구하고 싸운 바람에 일찍 귀가해서 두 사람이 낄낄거리는 걸 들었다고 해야 드라마가 진행됩니다. 이게 또 자취집의 구조가 상당히 독특해서 밖에서는 잘 들리고 안에서는 잘 안들려야 합니다. 중간에 택배아저씨가 방문했어야 하고 그때 A가 문을 잠그는 것을 잊어서, B가 소리없이 들어올 수 있었어야만 합니다.

물론 드라마답게 B의 여자친구는 하필 그날따라 '니 친구들은 안 그런데 너만 왜 그래?'하는 멘트로 복선을 깔아 줬습니다. 여자친구의 멘트가 오버랩되면서 B는 좀 심란해집니다.

제4화쯤에서는 셋이서 대판 싸우고, 회가 바뀔 수록 더 심각해지다가 클라이맥스인 13화에서는 원수가 되고 16화에서 어찌어찌 반전, 최종 18화에서 가까스로 화해하고 예전 상태로 돌아옵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하게 굳는다고는 하지만 18화가 진행되는 동안 2학기가 지나갔고 손해가 막심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원인을 정리해보면,
제일 좋은 상황은, 제가 괜히 B 험담을 하지 않을 만큼 성숙한 인간이었다면 좋았다는 겁니다. 환경을 뛰어넘는거죠.
두번째로 좋은 것은, B가 집에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별 일 없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험담을 안했거나 B도 듣는데서 했을텐데 그 뉘앙스는 사뭇 달랐을테고 별 일 안생겼겠죠. 환경의 도움을 받는겁니다. 환경 요인으로, 자취집 구조/택배아저씨 등등 각종 우연한 사건들의 동시다발적 발생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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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주 단순한 것으로..
친구들간의 우정 내지는 신의를 테스트한다거나, 뭐 행동주의 심리학 실험이라도 하려고 한다거나 하는 괴이한 목적이 있다면 모르되, 열악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일부러 조성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열악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란 익명/멀티닉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현재의 도당게시판을 가리킵니다.

오해없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반복해서 말씀드리는데, 익명/멀티닉을 쓰는 사람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익명/멀티닉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탓하는 것입니다(강조). 환경은 행동방식에 영향을 주니까요.

좀 더 포멀하고 정리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능력이 딸리므로, 말하기 쉽게 실례를 들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름이 거론되는 것마저 불편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일그램들기는 하지만) 유성철당원의 최근 글은 양복입고 구두신고(의복을 정제하여 예의를 갖추었다는 뜻) 의자에 똑바로 앉아 자세를 바로하고 쓴 글입니다.
(이 비유로 인해 약간의 욕을 먹더라도 감수하고 비유컨데) 최근에 올라온 익명글들의 일부는 츄리닝입고 방바닥에 누워 쓴 글입니다.

양복글이 츄리닝글보다 항상 우월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자유롭고 더 솔직할 수 있고 그로인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도 있는 츄리닝글의 가치를 인정은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이버 세계에서의 표현자유 극대화 첨병이라서 게시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내면을 탐구하는 실험자도 아니고, 이 사회에서 당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정당활동 중 당원들간 의사소통의 한 보조도구로서 게시판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것 외에도 여러 목적이 있겠지만, 다른 것들은 부차적이거나 종속적인 목적입니다).
이 경우에는 츄리닝글보다 양복글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당의 당원들끼리 의사소통하는데 양복글이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밖에서는 잘 들리고 안에서는 잘 안들리는 독특한 구조의 자취집, 택배아저씨가 다녀가면 문이 안잠기기 십상인 자취집을 일부러 구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여기까지는 주장을 하려다보니까 쎄게 나가본 것이고...
양복글게시판도 있고 츄리닝게시판도 있으면 됩니다.
좀 놀라운 사실은 우리 도당게시판에는 오직 츄리닝게시판만 있다는 사실입니다. 중앙당을 봐도 양복이 다수 츄리닝이 소수(아마 1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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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스템(도당게시판 또는 도당사이트)탓을 하다보니, 이거 필연적으로 도당사이트를 관리하는 상근당원 그중에서도 사이트를 혼자서 구축하다시피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L모 상근당원에 대한 비난처럼 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런 것은 아닙니다.
강원도당의 제한된 예산을 고려할 때, 야구도 잘하고 빙어도 잘 낚는 하여튼 훌륭한 L모 당원이 없었다면 이렇게 완성도있는 사이트 구축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또 돈을 써서 외주준다고 이만큼 잘 되는 일도 아니죠.

강원도당에서 싸이트 운영에 관한 판단 및 방침 --> (외주) 싸이트 작업

이런 구조라고 할 때, 제 주장 내지 요구는 강원도당을 향하는 것이지 특정인을 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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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츄리닝게시판의 장점과 단점을 다시 비교해보자는 것이고, 곁들여 단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주장해보는 것입니다.
지역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이 정도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공식적인 경로(도당전당대회에서라도 이야기해야하는 것인지, 어째야 하는 것이지는 모르겠지만)로 구체적인 요청을 하겠습니다. 당원용 게시판이 없어서인지, 게시판에 글 쓰는 것만으로는 도무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군요.

대략, 이런 내용이 될 듯 합니다.
1. 사이트회원이 당원과 비당원으로 구분
2. 당원게시판으로 변경(비로그인시 읽기권한 없거나/쓰기권한 없거나/ ip 노출)

작성일 : 2009-02-08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