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영월군 상황실로부터 지가 다니는 회사(수도 공무소 올시다)에 구제역 작업에 울타리를 쳐달라는 연락이 와서 갔다가 외곽 울타리 작업이 아니라 매몰 구덩이 속에 들어가 침출수 방지 차단막과 침출수 수집 탱크와 배관, 가스배출 배관 작업을 하라는 통에 며칠 가차없이 갇혀 있다가 나왔습니다. 

강원도민일보와 강원일보에 영월군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며 공무원과 축산농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구제역을 막아냈다고 자랑하는 기사가 나간 바로 그날 구제역 확진 통보가 왔고(이걸 두고 속담에 자랑끝에 불난다고 합니다) 바로 구제역 발생 농장의 소 115마리와 그 농장으로부터 300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염소 20여 마리가 살처분 되었습니다.

군청에 가니 영월군 토목직 공무원이 작업개요를 설명하고 배관에 필요한 자재 목록을 뽑아달라고 했습니다( 영월군은 구제역 청정 지역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고 살처분, 매몰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할 생각이 없었으며 영월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확신은 좋은 거더군여). 공무원과 같이 유공관, 탱크, 펌핑호스가 들어갈 파이프 등을 실어주고 수도회사에 와서 공구를 준비해서 출발하니 밤 12시입니다. 영월군청으로부터 연락받기 전까지 동결된 수도관을 녹이는 작업을 했고 보통 밤 열시정도까지 해빙작업을 합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공무원들 및 준공무원들(영월군 축산담당 공무원, 축협 직원 및 수의사  등)이 이미 나와있고  매몰 예정지에서 굴삭기가 언땅을 브레이커로 깨고 있습니다. 공무원으로 부터 들은 구덩이 크기로 볼때 적어도 4시간 이상 작업을 해야 구덩이가 준비될 터, 같이간 동료직원은 다음낭 해빙작업(그냥 해빙이 아니라 언땅을 깨고 파낸뒤 배관을 자르고 고압 증기로 녹여내야 하는 작업이올시다)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됨을 간파하고 사장에게 전화해서 작업에 참가하면 안되겠다고 했고 그 즉시 사장은 투입된 인원을 철수시키겠다고 하니 담당공무원은 안된다 하고 한참을 전화로 옥신각신하다가 나만 남기는 것으로 해서 한명은 빠졌습니다. 대신 다음날 교대하기로 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은 새벽 두시정도 되었고 자재를 싣고온 영월군청소속 차량 기사도 나가야 겠다고 야단이고 영월군청에 전화를 하더니 나갑니다. 그때까지 그차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제는 꼼짝없이 영하 20도 까지 떨어지는 낸기를 밎으며 한데 덜덜 떨며 서있게 생겼습니다. 새벽 3시 배관 준비작업을 했습니다 구제역 발생지 근처에 있는 신@건설에서 동원되어(이 회사도 영월군 일에 몸빵을 해주는 회사입니다) 발전기와 여타 자재를 싣고 와서는ㅈ내가 하는 작업에 조공을 해주었습니다. 배관준비작업은 탱크에 유공관이 들어갈 구멍, 펌핑 가이드 배관이 들어갈 구멍 등을 내고 파이프의 모양을 내는 작업인데 불과 20분만에 끝났습니다. 

아지도 구덩이는 완성되지 않은 고로  추위에 더 떨어야 하는데 작업지 옆에 나무를 날라다 불을 지핍니다. 불지피는 것은 몸빵을 하는 그 지역 건설회사 인부들이 합니다.

새벽 6시가 되어 구덩이가 완성됩니다. 공무원에게 구덩이 옆으로 사람이 지다다닐 공간을 1미터 정도 확보해 달라고 하니 이양반에 그게 왜 필요한지 모르는 눈치라서 직접 장비기사에게 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워낙 단호하게 하라고 하니 장비기사가 두말없이 합니다. 구덩이가 큰고로 장비 한대가 흑ㄹ을 퍼내면 다른 한대는 그 흙을 바깥으로 퍼 옮겨야 함니다. 노가다 말로 곰빵을 치느다는 겁니다. 장비가 영 맘에들지 않게 일합니다. 나도 수도회사에서 장비를 운전하고 있는지라(내가 있는 회사는 장비운전, 차량운전, 용접, 배관, 보일러 제작과 수리,조적, 미장, 목수, 철근 및 콘크리트 타설 등 모든일을 다해야 하는 회사입니다) 나 만큼 못하는 걸 보면 승질이 마구 납니다.  내일이 아니지만 ...

영월군으로부터 매몰현장에 대한 인원통제 지시가 내려오고 거기 나온 공무원의 휴대전화는 밧데리가 앵꼬 납니다.다른 사람전화를 빌려서 장비를 수배하는데 때가 새벽 인지라 전화가 되질 않는데 기를 쓰고 장비를 구합니다. 장비는 외지에서 구할 수 없고 인근에 있는 장비를 구해야 하는데 구제역에 대해 대충 들은 바가 있는지라 구제역 현장에 들어갔다가 다른데 일을 잡는데 장애가 되니까 안된다는 놈들이 더 많습니다.

6시 구덩이에 부직포를 깔고 비닐을 펼 준비를 합니다. 물론 아직도 깜깜한 밤이라 발전기를 가동하여 전등을 들고 있어야 하고 그만큼 인원이 빠지게 되니 작업을 해가 뜬뒤로 연기합니다.

축사에서는 이미 소가 다 죽어 있습니다.(소는 12시경 근육이완제를 주사하여 다 죽었습니다. 75마리의 한우를 죽이는데 한시간정도 걸립니다)

해가 떠오르고 아침이라 바람한점 없는 때에 환경부의 구제역 살처분가축 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 나온대로 작업을 합니다. 거기에 온 사람들이 처음 대형비닐을 펴보는 사람들이라 꺼꾸로 비닐을 펴려고 하는고로 또다시 소리를 질러가면서 비닐방향을 바꾸고 일일이 지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년에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덮어씌우는 작업을 해본게 이때 요긴하게 도움이 됩니다( 안해본게 없는 내가 그자리에 있었다는게 영월군에는 홍복입니다).

보온덮개를 깔고  그위에 천막을 깔아 토사나 돌로부터 비닐을 직접 접촉하는 걸 막고 비닐을 세겹을 폅니다. 가로 4미터, 깊이 5미터, 길이 7미터의 구덩이를 덮고 그러고도 매몰 가축이 복토된뒤에 덮을 정도의 비닐이면 폭 20미터 길이 30미터 정도 의 비닐이 있어야 하는 데 한국에 생산 공급하는 비닐은 이 규격에 못미칩니다. 다른 동네에서는 어떻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매몰 가축이 쌓일 높이 이상으로 최대한 비닐을 설치합니다.

비닐이 설치되면 바닥에 토사를 1미터 깔고 그위에 10센티 이상 생석회를 폅니다(지침에 그렇다는 거고 현장이 그 지침에 어긋남없이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수위 1미터 이상에서 구덩이 바닥이 끝나야 하는 고로 지하수위가 높은 곳에서는 구덩이가 여러개 생기게  됩니다.)

생석회를 펴는건 6W 굴삭기 버킷에 생석회를 부어 넣고 장비가 붐대를 휘두르며 폅니다. 실력이 있는 장비는 그 구덩이에 골고루 퍼지게 조작을 하는데 띨한 장비가 펴면 사람이 구덩이에 들어가 삽으로 평탄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제 내가 들어가 탱크와 수집관을 배관합니다. 공무원이 이른바 디모도를 해주고 200미리유공관과 150미리 VG1 파이프를 배관합니다. 150VG1은 1미터 이상 주위를 복토하여 기울어지지 않도록 고정시켜야 합니다. 그러고 나오니 소를 싣고 옵니다. 축협소속 수의사가 칼과 마스크, 비닐 장갑 비닐 장화 등을 가지고 와서 준비를 합니다. 소는 축사에서 저울로 중량을 일일이 달아서(보상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모든 소의 등록번호, 성별(암, 수, 거세), 연령, 중량이 다 기록됩니다) 덤프에 싣고 와서 매몰지 옆에 쏟으면 배를 20센티정도 가르고(안가르면 가스가 팽창하면서 터진다고 그럽디다)장비로 들어서 구덩이에 넣으면  구덩이 속에서 밧줄을 잘라 떨어뜨립니다.

아침 9시... 이때까지 전날 저녁을 먹은 후 추위에 떨면서 아무것도 못먹은 지라 배가 고파오고 드디어 밥차가 옵니다. 그동네 식당에서 밥을 가져 오는데 초상치를 때 산에서 먹듯이 일히용 접시와 스티로폼 박스에 밥,국, 반찬을 담아보냅니다. 그릇을 가지러 올수도 없으니까 아예 식당에 가서 공무원이 받아다가 길가에 내려놓고 가면 현장에 있던 공무원이 가서 날라와서 배식을 합니다.이미 식은 밥, 식은 국이올시다. 바로 옆, 구덩이에 죽은 소가 쌓이는 거기서 불을 쬐면서 먹습니다. 밥을 먹거나자마자 곧바로 또다시 매몰작업을 하는데 밥먹기 전까지 안보고 있던걸 보게 됩니다. 장비가 소를 들어구덩이로 넣으면(소 뒷다리에 밧줄이 묶여 있고 배는 갈라져 창자가 일부 비어져 나오고 입과 코에서 핏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대개 그정도(500킬로 내외) 소에서 피가 한바께스 정도 나온다고 합디다)

구덩이에 들어간 신@건설 인부는 방호복 위로 핏물이 튀기도 합니다. 그 구덩이 속에서 가스가 배출되어 냄새가 진동하는 와중에 들지도 않는 낫으로 뒤다리에 묶인 밧줄을 잘라 내고 장비가 바가지를 달고 소를 굴려서 구석으로 밀어 차곡차곡 포갭니다. 차마 못할 짓이올시다. 소는 눈도 제대로 못감고 혀물 빼물고 입과 코에 핏물이 범벅이 되어 있고 피부는 벗겨져 있고 갈라진 배에서는 그 차가운 날에 미쳐 식지 않아 김이 나옵니다.

고기를 탐한다는 것, 죄악이올시다.

밀양의 이계삼 슨상님이 말한대로 고기를 안먹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인민이 있는데 곡물을 먹여 고기로 바꾸어 먹는다는 것, 이는 기아 인민에 대한 테러올습니다.

작성일 : 2011-01-21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