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리려고 제목을 정하다 보니 '탈당을 하다'라는 제목 때문에 사람들이 깜짝 놀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말해두지만 진보신당을 탈당하는 건 아니다.

말하자면 민주노동당 게시판에나 올릴 법한 제목의 글을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뒤늦든 탈당 탓도 있지만, 탈당하면서 구구하게 민주노동당 게시판에 기웃거리고 싶지 않았던 탓도 있다.

어쨌거나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노라고 누군가의 게시판에 올린 셈인데, 내가 잘 하고 있는 짓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선거날 아침에 글을 올리는 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올린다.

2008년 4월 7일  월요일  맑음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다. 오전에 원주시 지역위에 탈당원을 팩스로 보냈다.

  어제 강릉에 가서 선거운동을 돕는 장면이 진보신당 강원도당 홈피에 떴던 모양이다. 이것을 본 친한 지인 중 하나가 전화를 해서 농담조로 해당행위라고 하는데 기분이 상당히 언짢았다.

  사실 총선까지 민주노동당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 자체가 참으로 어정쩡한 짓이었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인답시고 탈당을 총선 이후로 미루어 놓고 있었지만, 애정이라곤 남아 있지 않으니 민주노동당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니 어정쩡한 일이었다. 민주노동당 당적을 유지한 채로 진보신당에서 선거운동을 했으니 그 쪽에서는 해당행위로 볼만도 하다. 이 또한 어정쩡한 일이었다.

 '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이라는 민주노동당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해서 진보신당을 택했다면 민주노동당에 관한 일은 깨끗이 정리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내 양심에 따라 진보신당의 선거운동을 할 거라면 더더욱 그러해야 했다. 선거가 이틀 남았지만 결국 총선 전에 탈당했다. 약속한 시점은 총선까지였지만, 이 정도면 나름대로 약속은 지킨 셈인가?

작성일 : 2008-04-09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