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선거 진보신당 강릉후보로 김봉래 진보신당 강원도당(준)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였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과거, 민주노동당이 가지고 있던 과격하고 극단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국 진보정당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비정규직, 여성, 이주 외국인, 청소년 노동자의 문제...생태 환경 문제, 양극화를 넘어서 빈곤화로 치닫고 있는 서민 경제의 문제”를 해결하고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향해 가는 복지강릉의 실현을 위해”을 한 몸 바치겠다고 하였다.

나는 후보가 ‘복지강릉’을 위해 헌신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후보가 비정규직 문제, 생태환경 문제, 서민경제문제를 구체적으로 풀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진보정당 강원도당(준)이 이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뚜렷한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의문은 나만이 아니라 강릉시민 다수가 가지고 있는 의문일 것이다. 이제 김봉래 후보가 그리고 진보신당 강원도당 당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이 의문에 시원하게 답해야 하고 풀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김봉래 후보와 진보신당이 답해야 할 복지강릉, 진보강릉의 비전은 무엇일까? 나는 후보의 지지자이자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강릉경제, 진짜 어려운가?

잘 알다시피 강릉시의 인구는 22만명이고, 취업자 수는 9만명이다. 취업자 중 25%는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 19%는 공공, 교육, 복지서비스업에, 13%는 농업에, 11%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중 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릉 경제는 주로 관광업을 포함한 전통 서비스업, 공공 및 교육서비스업, 농업,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산업구조가 저부가가치형이라서 강릉지역경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강릉은 영동권의 중심 도시로서 농촌인구를 흡수함에도 불구하고 타지역으로 인구유출이 더 큰 편이다.

보수정당들이 SOC 건설, 동계올림픽 유치 등 엄청난 지역개발공약을 내놓았고 그 중 일부는 실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릉경제와 강릉시민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SOC 건설과 동계올림픽 유치는 대안일까? 

왜 나아지지 않을까? 강릉시의 건설업은 이미 과잉 상태이다. 건설업 취업자수가 11%로 전국평균의 2배에 가깝다. 토건국가 내에서도 대표적인 ‘토건 마을’ 중 하나이다. 건설업은 일시적인 경기부양의 효과는 있지만, 건설업 취업자 중 상당수는 고용불안이 가장 심각한 일용직이다.

동계올림픽 유치는 그야말로 ‘강릉의 꿈’이지만 이 꿈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이미 두 차례나 꿈은 좌절되었고, 향후 중국과 미국이 유치경쟁에 뛰어들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치된다 하더라도 강릉시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그리 크지 못할 것이다. 강릉시민들이 동계올림픽 꿈을 꾸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철도 복선화와 관광활성화이지만, 철도복선화는 엄청난 사업으로 경제적, 환경적 타당성을 고려할 때 쉽게 이루어지기 어렵다. 관광도 개최 당시 일시적 부양 효과를 넘지 못할 것이다. 반면 강릉시는 올림픽 유치를 위해 4개의 경기장을 지어야 하고 강릉시가 부담해야할 건설비만 1,000억이 넘는다. 유지비를 포함하면 그 액수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세계쇼트트랙 대회를 유치했지만 시설 개보수비로 3억을 써야하는 실정이다.

강릉시의 관광 전망도 밝지 않다. 강릉 관광은 신년 해돋이부터 시작해서 단오절에 막걸리 한잔 하다가 여름에 수영 한 번 하고 끝나는 패턴으로 저부가가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강릉에 오는 관광객 중 다수는 당일치기이고 대형마트에 돈을 좀 쓰고 갈 뿐 지역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백사장마저도 침식되고 있어 경포대가 미래의 관광자원으로 계속 남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보수정당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당 후보들은 SOC 건설, 관광 활성화,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할 것이다. 강릉시민들 중 상당수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SOC 건설이라는 꿈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나마 일부는 보수정당의 공약에 회의를 품고 벗어나려고 하지만 ‘대안이 없다’라는 인식 속에서 자포자기에 빠질 것이다.

지역의 진보진영은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이제 새롭게 도전하는 김봉래 후보와 진보신당 강원도당(준)은 강릉시민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진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보적 대안은 무엇일까?

(다음 편에 계속)

작성일 : 2008-03-13 17:57